“어릴 때부터 ‘내가 옷을 팔면 잘할 텐데’라고 생각했어요. 사실 초등학교 때부터 ‘옷 덕후’였거든요. 제가 가장 매력적으로 느끼는 옷을 골라 소비자들에게 파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고 즐거운지 몰라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사업으로 연결해 치열한 패션 산업 경쟁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홍성준(35) 씨를 쿠팡 뉴스룸에서 인터뷰했습니다.
지난 2017년 5월, 40도를 웃도는 멕시코의 한 자동차 공장. ‘위이잉~~’ 컨베이어 라인에 설치된 도장 로봇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자동차 부품에 페인트를 뿌리는 작업이 한창이었습니다. 국내 한 도장업체 소속으로 현장에서 도장 작업을 설계하고 감독하는 홍성준 씨 이마에 땀이 주르륵 흘렀습니다. 멕시코, 베트남…겨울 없는 땡볕 더위를 자랑하는 전 세계 곳곳의 자동차와 휴대폰 공장을 누비며 도장 설계작업을 총괄해온 홍 씨는 출장에서 귀국하자마자 회사를 관뒀습니다. 사표를 내고 20년간 꾼 꿈인 남성 의류업체를 준비해 그해 12월 문을 열었습니다.
그로부터 4년. 홍 씨가 운영하는 남성복업체 ‘로니제이’는 요즘 ‘남친룩’을 대표하는 회사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창업 첫 달 매출은 약 100만 원. 지금은 훌쩍 성장해 매달 1~2억 원의 가량의 매출을 내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쿠팡 매출 비중은 60~70%. 올해 총 예상 매출은 15~20억 원입니다.
꾸민 듯 안 꾸민 듯한 컨셉…50~60대도 사는 깔끔한 ‘남친룩’ 옷으로 성장
“제가 파는 남성복의 핵심 키워드는 ‘꾸안꾸’(꾸민 듯 안 꾸민 듯)한 옷이에요. 남자친구 선물로 부담스러지 않은 깔끔한 스타일이 많아요. 키워드로 말한다면 심플하면서 ‘댄디’(dandy)하며, 동시에 여유 있는 착용감을 자랑하는 오버핏(overfit)이랄까요? 무늬가 없는 무지(無地) 제품이 인기가 많습니다.”
Q. 로니제이를 이용하는 연령대가 어떻게 되나요?
“20·30세대가 전체 고객의 40~50%를 차지합니다. 그런데 40~60대 이상 장년층들도 많이 사십니다. 남편, 아들 옷도 사지만 본인이 직접 입기 위해 사시는 경우도 많아요. 매달 1만 벌이 넘는 티셔츠와 바지가 전국에 팔립니다. 도매시장에서 최고의 원단과 마감, 깔끔한 디자인의 제품만 공급받아 1000여 가지 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Q.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은 어떻게 되나요?
“기본적으로 1~2만 원대 무지 티를 가장 많이 찾으세요. 그다음 나염 무늬가 있는 티셔츠나 바지를 추가로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수년간 남성복 시장을 관통하는 핵심 트렌드는 ‘단순미가 최고다’(simple is best)에요. 그게 점점 오버핏화 되어가고 있으면서 장년층으로 인기가 확산하는 게 특징입니다.”
얼굴 없는 ‘거울 앞 셀카’…모델 아닌 상품에 집중해 고객 만족도 높였다
중소벤처기업부의 2019년 ‘창업지원 기업 이력성과조사’에 따르면, 국내 일반 창업기업의 5년 차 생존율은 28.5%에 불과합니다. 말하자면 창업기업 10곳 중 7곳이 5년 안에 문을 닫는다는 것입니다. 창업 4년 차를 맞이한 홍 대표는 치열한 이커머스 의류 업계에서 성장한 노하우를 3가지 뽑았습니다.
첫째, ‘모델’이 아닌 제품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그는 제품을 설명하는 온라인 상세페이지에 수년째 모델을 쓰지 않고 거울을 배경으로 피팅 사진을 찍었다고 합니다. 다만 다른 업체와 달리 얼굴을 공개하지 않습니다. 고객이 철저히 상품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고객은 거울 앞에서 셀카를 찍는 ‘리얼리티 컷’에 환호합니다. 요즘 SNS에서 본인을 표현하는 가장 멋진 방법이거든요.”
둘째, 빠르게 바뀌는 시즌과 취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입니다.
“시즌에 따른 고객 취향은 매우 빠르게 바뀝니다. 예를 들어 더운 여름철엔 시원한 소재로 만든 ‘냉장고 티셔츠’, 근육미 넘치는 탄탄한 몸매를 부각할 수 있는 ‘벌크업 머슬핏’ 제품이 인기입니다. 나아가 시즌에 따른 제품 키워드를 잘 활용해야 합니다. 쿠팡은 상품 검색 키워드를 20개까지 설정하는데, 이를 잘 활용해 의류 업계에서 가장 ‘핫한’ 키워드를 선별해 써야 합니다.” 가령 무지 반팔 티셔츠 한 장을 설명하는 제품 제목에도 ‘여름’ ‘아이스’ 등 고객이 시즌에 맞춰 많이 검색하는 키워드를 쓴다는 것입니다.
셋째, 한가지보다 10가지, 10가지보다 100가지 상품을 소량이라도 보유하는 것입니다.
“상품의 종류가 압도적으로 많아야 해요. 일부 온라인 의류 판매자분들이 2~3가지의 옷을 구매해 온라인에 게시하고 판매를 기다립니다. 그러나 남성복 패션만 해도 1000가지가 넘는 디자인과 종류의 옷이 있거든요? 취향이 워낙 다양해 ‘구색’을 맞춰야 합니다. 그래서 디자인 별로 단 5장, 10장씩이라도 갖춰야 합니다.”
쿠팡 마켓플레이스 입점 3개월 만에 1억 매출…”’누가 쿠팡에서 옷 사나’는 고정관념 깨졌다”
초등학교 때부터 ‘옷 덕후’였던 그는 아르바이트로 번 돈의 상당수를 옷 사는데 투자했습니다. 편의점, 패스트푸드, PC방, 주유소…대학 시절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다는 그는 생활비를 빼고 매달 남는 돈 20~30만 원을 꼬박 옷 사는 데 썼습니다.
Q. 왜 그렇게 옷을 좋아했나요?
“초등학교 때 구멍이 난 옷을 입었다가 친구에게 창피를 당한 일이 있었어요. 그때부터 ‘나를 표현하는 수단=옷’이 되더군요. 옷은 제가 만족하는 취미였고 이제는 재미있는 일이 돼버렸네요. (웃음)”
대학에서 인테리어를 전공하고 뛰어든 인테리어 시공일은 적성이 맞지 않아 그만뒀습니다. 이후 인테리어 설계 전문성을 살려 도장업체에서 도장 감독으로 일하다 1년이라도 젊을 때 창업에 뛰어들기로 결심했습니다. 창업 종잣돈은 대출금을 포함한 5000만 원. 우선 작은 오프라인 의류매장으로 시작했습니다.
Q. 창업 초기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습니까?
“동대문 도매업체 수십 곳에 주문한 옷을 수거하려고 매일 커다란 옷 짐을 어깨에 지고 발품을 팔았어요. 새벽 5시부터 밤 10시까지 하루도 안 쉬고 반년을 고객이 찾을 만한 매력적인 옷을 찾으러 다녔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오픈 후 한 해 매출은 1억 원. 그러나 추가 성장 동력이 필요했습니다. 마침 여성 직원 중 한 명이 “쿠팡에서 자주 옷을 산다”며 쿠팡 마켓플레이스 입점을 홍 대표에게 제안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누가 ‘쿠팡에서 옷을 살까’란 생각이 있었어요. 로켓배송으로 음식과 생필품을 주로 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입점 후 고정관념이 산산이 조각났어요. 옷을 구매하는 고객이 압도적으로 많았기 때문입니다.”
쿠팡 마켓플레이스에 입점하고 매일 5개 제품을 꾸준히 게시하자 반응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고객의 피드백을 반영해 50~60대도 입을 수 있는 ‘범용성’ 있는 깔끔한 제품에 주력하자 입소문이 퍼졌습니다. 쿠팡 마켓플레이스 입점 3개월 만에 매출이 1억 원으로 껑충 뛰었습니다. 제품 인기가 좋아지면서 최근엔 로켓배송에 진출했습니다.
쿠팡 마켓플레이스에 입점한 지 2년. 홍 대표는 초기 창업자에게 유리한 쿠팡의 장점을 3가지로 설명합니다.
첫째, ‘로켓 수준’의 반응입니다.
“‘내가 생각한 제품이 과연 팔릴까?’ 고민하고 상품을 게시하자마자 팔려 있는 경우가 있더군요. 구매 회전율이 높아 그만큼 ‘트렌드 세터’에 대해 빨리 파악할 수 있습니다. 제가 쿠팡을 포함해 10곳의 쇼핑사이트에 입점해 있지만, 쿠팡의 고객 피드백은 압도적입니다.”
둘째, 같은 광고비를 써도 쿠팡은 빠른 노출로 고객 구매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주력하는 상품에 대해 큰 부담 없는 금액 선에서 광고를 집행하면 효과가 매우 큽니다. 반면 다른 사이트는 같은 비용을 쓰고 며칠이 지나도 깜깜무소식이에요. 효과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실제 인지도가 부족한 제품 판매자들도 쿠팡에선 상황에 맞는 예산을 설정(최소 1만 원부터)해 광고를 사용해 노출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셋째, 저렴한 수수료를 비롯한 초기 창업자에게 유리한 환경입니다.
“초기 창업자에게 단돈 1만 원, 5만 원도 중요합니다. 그런데 쿠팡의 수수료는 다른 오픈마켓 대비 저렴해요. 아무래도 수수료가 저렴하면 순수하게 제품의 경쟁력과 마케팅에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충성고객이 많다는 것도 초기 창업자에게 유리해요. 쿠팡 고객들은 다른 오픈마켓 대비 체류 시간이 길어 구매 가능성이 높아요. 제가 쿠팡에 최우선으로 집중하는 이유입니다.”
Q. 낮은 취업률로 어려움 겪는 분들이 최근 온라인 창업에 도전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만약 ’투잡’이 가능하다면 투잡부터 시작하세요. 온라인 의류 판매의 경우 500만 원만 있어도 시작할 정도로 진입장벽이 낮지만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요. 투잡은 ‘올인’의 위험을 막아주고 온라인 판매와 제품 선별 능력, 제품 철학을 키우는 시간을 마련할 수 있어요.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아이템에 도전하면 롱런할 수 있습니다.”
Q. 앞으로의 꿈은 무엇입니까?
“직접 옷을 디자인하고 생산하는 ‘브랜드 패션기업’으로 성장할 계획입니다. 지금은 6명을 고용하는 소규모 회사입니다. 그러나 제 꿈은 더 많은 직원을 고용할 수 있는 매출 100억 원대 회사로 키우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