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도 외면한 전복, 로켓프레시로 부활…무급휴가 위기도 전 직원 정규직화 추진으로 반전

지난 3일 새벽 5시, 전라남도 진도군 벽파리 인근의 전복 양식장. 바다 한복판에 레고 블록처럼 오밀조밀 붙은 주황색 전복 가두리 양식장 700칸(1칸은 2.4mx2.4m)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물망이 달린 크레인 장치가 굉음과 함께 전복 1000마리를 작업선으로 끌어 올리자, 어민들이 일제히 달라붙어 전복에 붙은 따개비를 떼어내고 손질합니다. ‘청년 어부’ 고성무(31) 씨가 1년 6개월간 키운 전복을 출하하는 날. “20미(尾∙1kg당 전복 마릿수) 짜리 중간 사이즈 전복을 주로 생산해요. 오늘은 1.7t의 전복을 출하합니다. 바닷물이 깨끗하고 물살이 센 지역에서 생산하는 것이 특징이에요.” 이 지역 전복은 인기 추석 선물로 ‘바다의 산삼’이라고 불립니다. 국내에서 가장 깨끗한 수질로 적조 피해가 적은 진도 앞바다에서 자라 좋은 품질로 평가받고 있죠.

하지만 전복 사업에 뛰어든 지 4년째인 고 씨는 올해 가장 큰 위기를 목격했다고 합니다. 고수온과 폭우로 인한 전복 집단 폐사, 코로나로 식당들이 문을 닫는 통에 오프라인 판로가 끊겨 전복업계를 떠나는 어민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에서 고 씨는 전복을 정상적으로 유통하며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고 씨가 전복을 납품하는 유통업체(다복수산)가 올 초 새로운 온라인 판로를 개척한 덕분인데요. 바로 주문 18시간 만에 전국 고객에게 아침 7시까지 배송하는 쿠팡 로켓프레시입니다. 진도에서 400km 이상 떨어진 서울 소비자들도 싱싱한 활전복을 주문 하루 만에 받는 산지 직송 서비스죠.

“저도 최근 1년간 전복 6~7만 마리가 폐사했습니다. 전복을 유통 못 했다면 시장에서 직접 전복을 내다 팔거나, 식당을 직접 발로 뛰며 물건 사달라고 했을 겁니다. 하지만 쿠팡을 통해 전복 소비가 늘어나면서 저 같은 지역 어민과 유통업체들이 덩달아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있어요.”

가격은 하락하고 생산량은 늘고…전례 없는 폭염∙폭우 악재로 지역 쑥대밭

국내 전복의 80% 이상을 생산하는 완도∙진도∙남해 등지의 어민과 유통업체들이 쿠팡을 통해 갖은 악재를 딛고 다시 일어나고 있습니다. 전복 양식에 불리한 기상 조건, 코로나19를 맞아 오프라인 유통망이 타격을 입자 로켓프레시 산지 직송을 통해 판로를 늘리며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지역의 전복 어민들은 올 7~8월 사상 초유의 타격을 입었습니다. 35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으로 인한 고수온(28도 이상), 수일간 평균 500mm 쏟아진 폭우로 완도∙진도∙강진에서 전복 3000여만 마리가 폐사했습니다. 그러자 전남도는 전국 지자체 245곳에 ‘전복 생산자 돕기 판촉 행사’ 동참 공문을 보내는가 하면, 해남∙진도 등의 피해 복구를 위한 220억 원을 긴급 추경으로 편성하기도 했습니다.

전복은 수년째 소비 침체 장기화로 가격 하락세가 이어졌지만, 생산량은 늘어나는 ‘사면초가’ 상황에 놓여 있었습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전복 1kg(12미 기준) 산지 가격은 2016년 3만3865원에서 지난해 2만8456원으로 4년 새 5400원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생산량은 2만162t으로 60%가량 증가했습니다. 특히 추석 시즌을 앞둔 올 9월 출하량은 전월(1919t)보다 9% 늘어난 2100t으로 예측됐습니다. 다복수산 김일용 이사는 “늘어나는 인건비에 기상 조건마저 악화하면서 지역이 쑥대밭이 됐다”고 했습니다.

매출 반 토막 위기 속 17년 만의 온라인 판로 개척…‘전국 새벽배송’으로 회사가 살아났다

어민의 핵심 생계수단인 전복생산이 휘청거리자, 지역의 대표적인 유통업체 다복수산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왔습니다. 지역 어민 100여 명의 전복을 유통하는 다복수산의 2019년 매출은 300억 원. 하지만 코로나가 터진 지난해 매출은 160억 원으로 반토막 났습니다. 17년간 회사를 이끈 다복수산 오정목(44) 대표는 “지난해 중순 일부 직원들을 무급휴가에 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했습니다. 창립부터 전복 물량 100%를 오프라인 도매시장으로 유통한 오 대표는 지난해 주요 대형마트 거래마저 끊겼다고 합니다.

반등의 계기는 쿠팡 로켓프레시였습니다. “쿠팡이 다양한 수산물 업체를 찾고 있다”는 전남도청의 소개로 다복수산은 올 1월 쿠팡 로켓프레시에 입점했습니다. 전복 출하→유통업체 검품 및 포장→쿠팡 배송→고객 전달 단계로 이뤄지는 새벽배송이 그것입니다. 쿠팡은 활전복을 포함한 여러 전복제품의 빠른 배송을 위해 현지 유통업체에서의 검수∙검품을 진행하도록 지원했습니다. 물류센터 같은 유통 중간 지점에서 진행하는 검수∙검품을 유통의 시작점에서 빠르게 끝내는 방법으로 고객 배송 완료 시간을 ‘주문 후 18시간’으로 앞당겼습니다.

“고비용의 유통구조를 가진 오프라인 도매시장은 고객까지 최종 도달하는 기간이 길고 회사나 고객 모두가 만족하기 어려웠다”며 “특정 사이즈의 전복 납품만 고집하는 여러 오프라인 유통업체와 달리 다양한 사이즈의 전복상품(1kg당 10미 미만~30미 이상)을 쿠팡에 공급하게 됐습니다.”

매일 오전 다복수산에서 포장한 전복상품은 오후 1시까지 고객 주문을 받아 오후 2시 안에 출발, 전국 쿠팡 배송센터를 거쳐 고객에게 배송된다. 매일 400kg~1t의 전복 새벽 배송으로 회사는 활기를 되찾았습니다.

“로켓프레시를 통해 단기간에 매출이 전체 20% 이상으로 올라 상반기 매출 100억 원을 돌파했습니다.”

연 매출 목표는 250억 원 이상으로 “코로나 이전 실적을 회복할 것 같다”는 설명입니다. 그는 “’벌써 다섯 번째 구매다’ ‘살아서 오는 게 놀랍다’ 같은 쿠팡 고객 리뷰를 참고하며 최고의 상품만 엄선합니다. 전에 없던 고객 수요를 창출하면서 추석 명절 대목을 앞두고 주문량이 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남해의 전복 유통업체 늘푸른영어조합법인 박철완 대표도 쿠팡 로켓프레시로 지난 6월부터 전복을 유통하고 있습니다. 쿠팡 로켓프레시로 어려움 속에서도 성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전복 산업이 어려움을 겪은 올여름 로켓프레시를 통한 매출이 7월 2억 5000만 원에서 8월 4억 원으로 늘었어요.”

’전 직원의 정규직화’ 추진…매출 성장이 고용 증대로 이어지며 지역 활기

쿠팡을 통한 지역 유통업체들의 매출 회복은 고용 증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20여 명에 불과했던 다복수산 직원 수는 올해만 단기직 포함 40명으로 늘었습니다. 1년 만에 고용인원이 두 배 늘어난 것인데요. 오 대표는 “단기직을 채용하는 진도∙완도의 유통업체의 관행을 깨고 전 직원의 정규직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 대표도 “쿠팡 매출 비중이 20%를 넘으면서 직원 5명을 추가 고용했다”고 합니다.

진도읍에 사는 직원 이미소(36) 씨는 지난 6월 다복수산에 합류했습니다. 그는 “종전에 차로 20분 떨어진 의류매장에서 일했지만, 코로나로 문을 닫으면서 한동안 일자리를 못 찾고 있었다”며 “집 근처에서 취업에 성공하면서 가정에도 화목이 찾아왔다”고 기뻐했습니다.

전복 생산 어민을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펴온 지자체도 고무적인 반응입니다. 해남군 이영진 해양수산과장은 “수년째 전복 생산 어민들이 겪는 어려움을 타개하고자 여러 지원책을 폈지만 안정화되지 못했습니다. 쿠팡과 직거래로 어민들의 삶이 안정을 되찾고 있고 청년 인력이 늘어나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합니다.

쿠팡은 약 4000억 원의 지원금을 조성,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전국 지방자치단체들과 협업을 통해 지역 소상공인의 판로 개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강형구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 시대 디지털 전환 역량이 부족한 지역 소상공인들의 온라인 판로 개척이 절실한 상황에서 최첨단 배송, 물류시스템을 갖춘 쿠팡이 산지 업체들의 경쟁력 확보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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