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과 6년을 함께하며 성장해온 중소기업이 있습니다. 잇따른 사업 실패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벼랑 끝에 몰렸을 때, 쿠팡에 입점해 히트상품을 만들며 반전 스토리를 쓸 수 있었죠. 창립 5년 만에 해외 진출하는 화장품업체 록키스(Rokkiss)의 정윤주(36) 대표 이야기입니다.
주부였던 그녀는 남편의 사업실패로 지난 2014년 직접 사업에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아파트를 팔고 20평 대 작은 빌라로 이사하며 창업 종자돈 1억 원을 마련했습니다. 창업하고 1년간 남성 화장품을 만들었지만 판매부진의 쓴맛을 봤고, 여성 화장품에 마지막 희망을 걸게 되었는데요. 바로 피부에 쌓인 각질과 노폐물을 제거해주는 필링 젤 제품이었습니다. 자연식물 원료 성분으로 개발한 ‘록키스 티트리 필링젤’은 지난 6년간 쿠팡 필링 젤 분야 판매량 1~5위 사이를 오가고 있습니다. 런칭 이후 100만 개 이상이 팔렸으며 쿠팡에 쌓인 상품평은 2만 9000여 개에 이릅니다.
2015년 처음 쿠팡에 입점했을 때 매출은 2800여만 원. 로켓배송을 시작한 이후 2016년 매출 4억 원대를 찍었고 가파르게 성장해 지난해 47억 원의 매출을 냈습니다. 올해 매출 목표는 70억 원인데요. 전체 매출에서 쿠팡이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이릅니다. 경기 하남에 있는 록키스 사무실에서 만난 정 대표는 “쿠팡 로켓배송은 인생을 바꾼 터닝포인트”였다고 말합니다.
고객 후기 보며 100차례 넘게 제품 리뉴얼… 고객 목소리로 제품 만든다
록키스는 로션, 수분크림 등 100여 가지 화장품을 팔며 3가지 원칙을 고집했습니다. 첫 번째는 식물성 자연원료를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필링젤의 경우 피부 진정에 도움 주는 티트리, 목화솜 등을 주성분으로 이용합니다. 정 대표는 “자연 성분 덕분에 주부들과 자녀들이 각질 제거용으로 많이 쓴다”고 설명합니다.
두 번째 원칙은 화장품 부자재나 광고 비용을 최소화하고 제품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버는 이익의 대부분은 제품에 재투자해 영업이익은 5% 내외 수준이죠. 마지막은 경쟁 제품 대비 20~30% 싼 가성비입니다.
특히 록키스는 쿠팡 리뷰를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여태껏 리뷰를 통해서만 100여 차례 제품을 리뉴얼하고 개선했다고 합니다. “‘필링젤이 묽다’, ‘너무 강하다’와 같은 후기를 참고해 제품 개발에 참고한 사례가 많습니다. 끊임없이 고객 만족에 매달리고 있죠.”
창업 후 1년간 무소득… 상품개발에만 집중해도 되는 로켓배송에 ‘올인’
정 대표는 유년시절 화장품 마니아였습니다. “어릴 때부터 립스틱 같은 색조 화장품만 50개씩 모을 정도로 화장품을 사랑했어요.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꿈이었죠. 그러나 대학에서는 철학을 전공했고 결혼 전 중소기업에서 사무직으로 일하다 결혼했어요. 화장품 관련 일을 하고 싶다는 꿈은 늘 있었습니다. 사업을 접은 남편도 회사에 합류해 온라인 마케팅을 맡고 있어요.”
창업에 뛰어든 그녀는 전국의 화장품 제조공장들에 발품을 팔았습니다. “화장품에 필요한 튜브 용기부터 원료까지 전문 지식이 없었어요. 꼬치꼬치 캐물으며 제조 공정부터 개발까지 배웠습니다. 집을 사무실 삼아 제품개발에 매달린 끝에 남성 스킨로션 등 9000여 개 제품을 생산했죠.”
하지만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해외 이커머스 사이트와 자사몰에 상품을 올렸지만 팔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제품을 어떻게 팔아야 할지 몰랐어요. 사이트에 제품 페이지를 업로드하고 기다리기만 했거든요. 우여곡절 끝에 6000개를 팔고 나머지는 고객 사은품으로 나눠줬습니다.”
창업 후 1년간 무소득이었습니다. 대출로 버티면서 둘째를 출산했고 육아와 사업을 병행해야 했습니다. “한때 통장에 200만 원이 전부여서 출산비용을 걱정한 적도 있어요. 창업 자본금 외 사실상 전 재산을 잃은 상황이었으니 이를 악물고 일했죠.” 이 시기에 정 대표는 전 연령대에 초점 맞춘 필링젤을 개발했고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제품을 만들겠다는 각오로 7살 딸의 얼굴을 캐릭터화해 제품 용기에 그렸습니다.
문제는 유통망이었습니다. 정 대표는 쿠팡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온라인 마케팅 전문가로 활동한 남편이 적극 추천했기 때문이죠. “2015년만 해도 다른 온라인 유통기업이 쿠팡보다 규모가 커 고민이 많았어요. 그러나 로켓배송이 ‘온라인 쇼핑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다’는 확신을 가졌고, 초기 입점을 기회로 봤어요. 대한민국 국민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스피드’이고, 익일배송은 그 어떤 요소보다 매력적이거든요. 무엇보다 배송 등 별도의 물류비 없이 상품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는 것이 좋았습니다.”
로켓배송 시작하자마자 매달 5000개씩 팔려…화장품 라인 늘리며 해외 진출까지
쿠팡에 입점하기 전 타 사이트에서는 화장품 1000개를 팔려면 수개월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쿠팡 입점 이후 로켓배송으로만 매달 5000개씩 팔렸습니다.
“로켓배송 제품 판매량이 늘면 늘수록, 제품이 상위 페이지에 노출됐어요. 초기에 제품 리뷰 수는 적었습니다. 그러나 쿠팡 충성고객들은 저희 제품도 믿고 산 거죠. 제품 판매량이 폭증하면서 제조사와 조율해 품절이 없도록 더 많은 화장품 제품을 발주하며 밤낮없이 일했습니다. 제품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후기를 계속 체크했고, 거의 매일 원료 배합률을 바꿔보는 샘플 테스트를 진행했어요.” 회사가 성장하면서 클렌징, 수분크림, 스킨 토너 등 상품 라인업을 다양화했습니다. 2019년에는 개인사업자에서 법인사업자로 전환했습니다. 정 대표는 “가족과 넓은 아파트로 이사했어요. 더 이상 병원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요”라고 웃으며 말합니다.
“6년간 쿠팡에서 제품을 팔아 보니 빠른 배송, 깔끔하고 안전한 포장 패키지, 고객 응대 측면에서 쿠팡은 항상 지속적으로 개선을 거듭해왔고 우리 같은 중소기업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어요. 창업 초기 쿠팡에 집중하지 않았다면 지금 정도의 매출을 기대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정 대표는 쿠팡 직매입을 통한 투명한 정산을 최고의 장점으로 뽑습니다. “과거 한 뷰티 전문 쇼핑기업과 직매입을 진행했지만 정산을 받지 못한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만 해도 ‘직매입이 우리와 맞지 않나?’는 생각도 했어요. 그러나 쿠팡 로켓배송을 통해 6년간 안정적인 정산을 받으면서 편견이 깨졌습니다.”
록키스는 현재 9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내년까지 직원을 5~6명 늘릴 계획입니다. 최근 미국 아마존을 비롯해 중국 시장에도 진출했습니다. 그녀의 경영 철학은 ‘별 한 개는 받지 말자’입니다. 고객으로부터 상품 리뷰란에 별점 1점을 받지 않도록 품질 좋은 제품만 만들자는 것이죠.
“높은 퀄리티의 합리적인 가격대 제품을 더 개발해 선보일 예정입니다. 직원 고용과 사회 환원에 충실한 회사로 성장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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