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스무살 자폐증 아들을 키우는 아버지입니다”
지난주 미디어에 특별한 내용의 기사가 화제가 됐습니다. 자폐증 아들을 둔 아버지가 쿠팡에 보낸 편지가 온라인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기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좌절감만 느끼던 아이가 자전거를 타고 배달을 하면서 스스로 성취감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이가 삶에 활기를 느끼니 저희 가정에도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라는 아버지의 편지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지적장애 3급(자폐증)으로 인해 직장은 물론이고 아르바이트도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쿠팡이츠 배달 아르바이트가 아들의 삶을 바꾸었다는 아버지의 편지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아버지는 장애인에게 편견 없는 일자리를 만들어줘서 고맙다며 어려운 이들에게 많은 기회를 만들어 주는 회사가 되길 바란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아버지가 보내주신 편지를 쿠팡 뉴스룸팀 직원들도 함께 봤습니다. 우리의 일상이 어떤 이의 삶과 그 가족에게 희망을 갖게 하는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동과 희망의 메시지를 더 많은 분들께 공유하기 위해 편지의 전문을 공개합니다.
쿠팡은 우리 이웃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만드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버지의 편지 전문
(주)쿠팡의 대표이사님 이하 임직원 여러분들께 항상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저의 소개를 간단히 드리자면 저는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평범한 가장입니다.
제가 다른 평범한 아버지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어렸을 적 장애를 갖게 된 20살 된 아들이 있다는 점입니다. 아이는 정신지체 3급(흔히들 말하는 자폐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모로서 나름 열심히 교육시켜서 일반 학교를 모두 졸업하고, 지금은 OO대학교에 합격하여 대학교 1학년생 신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들이 효심이 깊은 것은 아니지만, 부모의 걱정을 덜고자 자기 스스로 돈을 벌어보고 싶다는 의지로 여러 곳에 이력서를 제출하고 면접을 보며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고 있었습니다. 장애인이 아르바이트를 구한다는 것이 참으로 어렵고 힘들다는 것을 부모도 알고 아이도 알고 있었지만, 막상 현실과 마주하니 아이의 좌절과 실망감이 너무나 컸습니다.
무엇보다 자기 자신이 쓸모없다는 자괴감이 가장 힘든 문제였습니다.
그러다가 쿠팡이츠를 알게 되어 제가 처음으로 권하여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일반 자전거로 등록시켜보았습니다. 처음 배달을 할 때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몰래 뒤쫓아 다녔습니다. 열심히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음식점에 들러서 음식을 소중히 가방에 담고 배달지로 달려가는 모습에 아이가 한 첫 배달을 보며 부모의 눈에 눈물이 흐를 정도로 감동적이었습니다.
평범한 20살 청년이 쿠팡이츠를 통해 일을 했다면 별게 아닐 수 있겠지만, 저희 아이가 배달을 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는 마치 첫 걸음마를 떼는 모습을 보는 듯한 감동이었습니다. 부모의 입장으로는 아이가 인생의 첫걸음을 딛은 것과 같은 큰 감동이었습니다.
제가 이렇게 편지를 드리는 이유는 장애를 가지고 있기에 평범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조차 없는 상황에서, 장애인도 스스로 일을 할 수 있다는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한 감사를 드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제가 식당주인 이거나, 편의점 점주였다면, 우리 아들을 채용하는 것은 어려운 결정이었을 겁니다.
장애인인 아이가 쿠팡이츠로 자전거를 타며 배달하는 모습과 자기 스스로 성취감을 가질 수 있는 것은 그 어떤 돈이나 물질 이상의 가치를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하루 2시간 5건씩 자전거 배달을 하며, 하루 2만원을 목표로 열심히 배달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장애인이기 때문에 운전면허 취득이 어려워서 오토바이 배달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얼마전에 자전거 바퀴가 펑크 날 정도로 열심히 하기에 PAS 전기 자전거 한 대를 사주었습니다. 하루 2만원이라는, 금액으로 보았을 때는 몇 달을 일해도 자전거 값도 안 되는 작은 금액이지만 저희 가족에게는 20만원 이상의 큰 값어치를 하는 금액입니다.
최근 배달 플랫폼에 대해 여론에서 여러가지 말들이 많았지만, 저희 가정에는 정말로 큰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되었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좌절만 가지고 있던 아이에게 활기를 주었고, 장학금은 못 받지만 등록금에 보탬이 되겠다는 작은 목표까지 가지게 되었습니다.
비록 지금 1주일 정도 배달일을 하고 있지만 우리 가정에는 작은 변화가 아닌 큰 변화를 가져다준 일이 되었습니다. 부모 입장에서도 이 일이 안전한지 어렵지는 않은 지 확인하고자 직접 배달 라이더 등록도하고 배달 업무도 해보았습니다. 결론은 장애가 있더라도 우리 아이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고, 어렵지 않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주)쿠팡의 대표님 이하 임직원 분들께 장애인에게도 편견 없는 일자리를 만들어 주신데에 깊은 감사드립니다. 두서가 없는 편지이지만 감사인사를 꼭 드리고 싶었습니다. 어디로 이 편지를 보내야 할지 몰라서 우선은 본사 주소를 찾아서 보냅니다.
비록 이 편지가 쿠팡에 도착할지 담당자 분들께 제대로 전달될지 모르지만, 제가 느끼는 감사의 마음을 꼭 전하고 싶어 이렇게 편지를 보냅니다. 앞으로도 상황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서 많은 기회를 만들어 주시는 회사가 되기를 염치없지만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1. 11. 09 쿠팡이츠 라이더 OOO의 아버지가 보냅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취재 문의 media@coup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