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9일, 쿠팡은 온라인으로 테크 콘퍼런스 ‘Reveal 2021’을 개최했습니다.
이날 행사는 쿠팡의 CTO 투안 팸(Thuan Pham)과 전준희 부사장이 대담 형식으로 진행한 키노트 세션으로 시작했습니다. 투안 팸 CTO는 “저도 한 명의 엔지니어로서 쿠팡에서 세계적 수준의 기술과 팀을 만들어간다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재능이 뛰어나고 열정 가득한 멋진 동료들과 함께 일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합니다.”고 말했습니다.
투안 팸 CTO외에도 개발자, 디자이너, PO(Product Owner) 등 쿠팡의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다양한 테크 직군의 임직원이 연사로 나섰습니다. 약 7시간에 걸쳐 진행된 행사 중 쿠팡의 혁신 철학을 잘 보여준 세션 2개의 내용을 간략히 소개합니다.
초고속 해외 퀵커머스 서비스 런칭 비결은?
“일본과 대만에 퀵커머스 서비스를 런칭하자. 지금부터 6주 안에”
쿠팡은 이 짧은 기간에 성공적으로 2개국에서 퀵커머스 서비스를 런칭했는데요. 게다가 고객용, 배달파트너용, 스토어용 앱을 각각 만들어야 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출장도 여의치 않던 상황에 말이죠.
어떻게 이런 성과가 가능했던 걸까요? 여러 이유 중 두 가지가 언급되었습니다.
1. 고객 경험을 최우선으로: 테크 회사에서 소비자용 앱 서비스를 만들 때는 일반적으로 UX(User Experience) 디자인이 완성된 후 개발을 합니다. 하지만 이번 퀵커머스 서비스 런칭에서는 UX 초안을 개발팀과 공유하고, 개발과 동시에 디자인을 진행했습니다. 서비스 개발에는 지속적으로 개선 사항이 발견됩니다. 하지만 고객 경험에 필수인 개선사항인지 철저하게 고민하고, 아니라고 판단되면 개선사항에 대한 우선순위를 과감히 조정했습니다.
가장 우선순위가 높았던 개선사항은 카트담기 기능과 주소입력 기능이었습니다. 동네마트에서 쇼핑하듯 빠르게 주문을 하는 고객을 위해서 단순한 카트담기 버튼을 수량을 바로 늘릴 수 있는 퀀티티 피커(Quantity Picker)로 개선하고, 선택한 후에도 한 화면에서 바로 그 상품을 잘 인지할 수 있게 색의 변화도 주었습니다.
주소입력의 경우 한국 고객은 도로명, 지번, 건물명 중 하나로 검색한 후 건물 상세주소나 아파트 동호수를 입력합니다. 하지만 일본은 전혀 다른 방식에 사용자들이 익숙해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집 주소와 같이 고객이 잘 아는 장소의 경우는 우편번호를 먼저 입력한 후 각기 다른 입력창에서 길이름과 건물정보를 입력합니다. 그래서 한국처럼 단 하나의 상세주소 입력창을 보여줬을 경우 혼란이 예상되어, 현지 고객에게 맞게끔 입력창을 두 개로 띄우는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2. 현장 모니터링, 테크팀의 눈이 되어주다: 퀵커머스 배달을 위해 상품들을 보관해두는 ‘다크 스토어’의 상황과 배달 파트너의 움직임을 테크팀이 직접 모니터링할 수 있게 스토어 내 주요 위치에 카메라를 설치했고, 배달파트너는 웨어러블 카메라를 착용했습니다. 이를 통해 원격으로 현장 직원들의 움직임을 모니터링하며 개선점을 찾아 나갔죠.
일례로 신선식품 냉장고에 품목별 바코드를 붙이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디자인팀은 온라인 모니터링을 통해 바코드를 냉장고 문 바깥쪽에 붙이는 것보다 문 안쪽 선반에 붙이는 것이 직원들의 작업효율을 높인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죠. 물건을 하나 집을 때마다 냉장고 문을 닫고 바코드를 찍어야 했던 불편함을 해결한 것입니다.
또 온라인 모니터링은 개발팀과 디자인팀이 직접 현장을 오가느라 써야 했던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습니다.
퀵커머스 팀은 일본과 대만 서비스 런칭 이후도 매일 실험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일본과 대만 고객들도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게 말이죠.
쿠팡이 기술적 장애를 대처하는 법
행사 후 설문조사에서 참석자들에게 가장 호평를 얻은 세션은 “쿠팡의 대규모 트래픽을 다루는 백엔드 전략”이었습니다. 쿠팡은 2018년 대비 2020년 연매출이 3배 이상 성장했고, 로켓배송, 로켓프레시와 같은 다양한 서비스들을 선보여 왔습니다. 상품 수 또한 계속해서 늘고 있는 상황이라 그만큼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 또한 많아졌죠.
하지만 쿠팡 앱 상에 보이는 정보는 항상 최신이고,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정보들이 제때 정확하게 쿠팡의 고객에게 보여집니다. 쿠팡은 서비스 가용성 99.99%, 즉 고객이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을 정도의 장애가 발생하는 시간을 00.01% 미만으로 가져가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쿠팡의 뒷단(backend)은 각 요소(component)를 분리해 장애 발생시 해당 요소를 고립시켜 수동으로 정보 입출력을 차단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좀 더 쉽게 설명해보면, 상품페이지에서 상품이미지를 불러오지 못하는 장애가 발생했을 경우, 고객이 해당 페이지 전체를 보지 못하는 것보다는 상품이미지만 안보이고 다른 정보들은 다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고객 경험상 더 좋은 방식이라 볼 수 있겠죠.
각 요소만 분리해 놓은 것이 아닙니다. 요소들이 모여 있는 페이지들 중 고객 경험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홈, 검색, 주문 페이지의 경우는 완전히 독립적인 구조를 가질 수 있게 설계해 놨습니다. 이를 CSP(Critical Service Path) Cluster라고 부르는데요, 이 집단(Cluster)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지 않으며, NCSP(Non Critical Service Path) 클러스터들의 영향 또한 받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고객이 주문하는데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는 곳에서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고객은 아무 문제 없이 주문이 가능하게끔 설계가 되어 있다는 뜻이죠.
Reveal 2021 전체 세션 다시 보기
쿠팡은 ‘리빌(Reveal) 2021 테크 콘퍼런스’에서 수백만 고객들의 삶을 보다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기술과 혁신에 대한 깊은 통찰을 공유했습니다.
총 10개의 세션과 오프닝 키노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Wow the Customer’와 ’Demand Excellence’ 두 개 트랙으로 구분되어, 관심있는 분야를 선택해 자유롭게 시청할 수 있습니다. 각각의 세션에는 한국과 중국, 미국 등 글로벌 오피스에서 현재 근무하는 쿠팡 개발자들을 비롯해 PO(Product Owner), 디자이너 등이 발표자로 나섰습니다.
이 행사의 열기를 다시 한번 느끼고 싶은 분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