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를 꿈꿨던 9살 여자아이는 학창 시절 내내 학교 대표 축구 선수로 뛰었습니다. 군인 중의 군인이 되고 싶어 대학 졸업 후엔 해병대 부사관으로 복무했죠. 전역 후에는 수영 강사, 인천국제공항 특수 경비요원, 그리고 쿠팡친구로도 근무했습니다. 간결한 말투와 꼿꼿한 자세에서 여전히 해병대의 ‘멋’이 폭발합니다. 현재 시흥 1캠프에서 5톤 대형 트럭을 운전하고 있는 쿠드라이버(Cou-Driver) 김희연(33) 님의 이야기입니다.
요즘엔 나이와 상관없이 ‘멋있으면 다 언니’라고 한다죠. 마음속에 버킷리스트를 두고 살기보단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바로 도전하고, 매일 즐겁게 사는 삶을 추구한다는 멋진 쿠팡언니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시죠.
안녕하세요, 희연 님. 쿠팡친구로 근무하다가 최근에 쿠드라이버로 재입사 하셨다고 들었어요
2020년에 잠시 쿠팡친구로 근무했습니다. 동료들도 좋았고 배송 업무도 괜찮았어요. 일을 하면서 ‘내가 운전하는 것을 되게 좋아하는구나’하는 것을 알게 됐어요. 쿠팡친구는 당일 제가 부여받은 구역 내에서 고객의 물품 배송을 책임지는 업무다 보니, 사실 운전을 오래 하진 않아요. 장거리 운전, 그 중에서도 사람을 많이 태우고 다니는 버스 운전을 하고 싶었어요. 멋있고 재밌을 것 같아서요. 저는 몸과 마음이 건강한 상태에서 무엇보다 내가 재밌는 일을 하는 것이 중요했거든요.
그런데 버스회사가 아닌 대형트럭을 운전하는 업무로 다시 쿠팡에 입사하셨군요
쿠팡친구를 그만두고, 바로 대형면허를 땄어요. 그런데 코로나로 버스 회사들이 채용 자체를 안 하는 거예요. 막상 채용공고가 올라와도 응시 조건에는 경력 있는 남성을 요구하더라고요. 저는 여성이고 경력도 없으니 이력서조차 낼 수 없었어요. 그런데 마침 쿠팡에서 대형 트럭 기사를 뽑는 공고가 올라왔어요. <학력, 경력, 성별 제한 없음> 이건 아무리 봐도 딱 저를 위한 자리였어요. (웃음)
아무래도 대형트럭 운전은 용기가 필요할 것 같아요
쿠팡친구로 일할 때도 그랬고, 지금도 쿠팡에서 대형 트럭을 운전한다고 하면 사람들이 다들 신기한 눈으로 다시 봐요. 그간 대형 트럭 운전자들은 대부분 남성들이었으니까요. 저는 세상에 여자의 일과 남자의 일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내가 좋아하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면 그게 ‘나의 일’이에요.
저는 ‘제1종 대형면허’ 자격증만 가지고 쿠드라이버로 입사했습니다. 1톤 쿠팡카와 대형 트럭 운전이 크게 다르지 않아요. 안전운전이 제일 중요하죠. 쿠드라이버 최종 합격 후, 김포에 있는 쿠팡 드라이빙 스쿨에서 현장 교육을 받으며 5톤 트럭 운전의 감을 익혔어요. 저는 주변에 자신 있게 얘기해요. 대형 트럭을 운전하고 싶은데 용기가 안 난다면, 고민하지 말고 쿠드라이버로 지원하라고요.
쿠드라이버의 하루 일과는 어떤가요
현재 경기도 시흥 1캠프에서 본 캠프와 미니 캠프사이의 화물 운송 업무와 현장 지원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요. 저는 오전 9시 출근, 오후 7시 퇴근하는 주간조로 근무 중입니다. 쿠팡의 상품들은 제조사-쿠팡 물류센터-쿠팡 배송센터-고객, 이렇게 4단계를 거쳐 고객의 집으로 배송이 되는데요. 일반적으로 쿠팡 배송센터를 ‘캠프’라고 지칭해요.
저는 시흥 1캠프 ↔ 신도림 미니 캠프, 시흥 1캠프 ↔ 인천 캠프 등 주로 1시간 이내 단거리 노선에서 운송 업무를 하고 있어요. 주문과 배송 현황에 따라 시흥 1캠프에서 미처 소화할 수 없는 물량은 5톤 차량에 싣고 재빨리 도심속의 미니 캠프로 이동합니다. 오전/오후 하루 두 차례씩 캠프를 왕복하며, 쿠팡친구들의 로켓배송을 위한 가교 역할을 하는 셈이죠.
직업군인을 그만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요? 지금 쿠팡에서 직장 생활은 어떤가요
부모님은 제가 해병대 부사관으로 임관해서 계속 군인으로서의 삶을 살길 바라셨지만 저는 세상으로 나와 사회생활을 하고 싶었어요. 전역 후에 수영 강사, 인천국제공항 보안관으로도 근무하며 여러 가지 사회 경험을 해보고 나니, 내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겠더라고요. 쿠드라이버에 합격했을 때 “희연이 너랑 참 잘 어울리는 일이다” 부모님, 동생, 친구들 모두 똑같은 반응으로 축하를 해줬어요.
쿠드라이버로 근무하는 지금 출근할 때마다 기분이 좋아요. 제 기질과 성향에 딱 맞는 일이거든요. 안정된 직장에서 정해진 시간에 출퇴근을 할 수 있는 것도 만족스럽고, 쉬는 날엔 조기축구회 멤버들과 공을 찰 수 있는 것도 행복합니다.
앞으로 쿠팡에서 이루고 싶은 희연님의 계획이 궁금해요
즐거운 마음으로 성실하게 제 일을 하면서 앞으로 8.5톤 11.5톤 대형 트럭에도 도전하고 싶어요. 축구선수, 군인 등 그간 제가 경험했던 여러 가지 일들이 제가 쿠팡에서 관리자로 성장할 수 있는 바탕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취재 문의 media@coup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