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에 고장 난 물품들을 주워 모아서 나름대로 쓸만하게 고쳐냅니다. 내 평생 이렇게 재미난 일을 하게 돼서 요즘 진짜 행복해요.”
바퀴가 달린 이동식 운반 장비인 롤테이너는 물류, 배송 현장의 수고로움을 덜어주는 천군만마입니다. 쿠팡에는 휘어지고, 끊어지고, 부러지고, 아귀가 안 맞는 롤테이너를 멀쩡하게 고쳐내는 수리 장인이 있습니다. 누가 봐도 ‘수명 다한’ 롤테이너 3개를 분해해서,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신상’ 1개로 만들어 내는 것이 취미고 기쁨이랍니다. 롤테이너 뿐만이 아닙니다. 바퀴 달린 각종 손수레도 대환영입니다.
쿠팡은 신체장애, 발달장애 등 여러가지 장애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일자리를 지속 개발하기 위해 2021년에 인클루전 매니지먼트 (Inclusion Management : 포용 경영)팀을 만들었습니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관계’를 만들고, 행복을 느끼며 주변인들과 더 많이 ‘소통’할 수 있는 방법중의 하나는 ‘일자리’이기 때문입니다.
남들 다 은퇴하는 나이에 쿠팡에서 본인 적성에 딱 맞는 일을 찾아 행복하다는 이의윤(61) 님을 경기도 남양주 1캠프에서 만났습니다.
이의윤 님은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입니다. 젊은 시절부터 각종 공사현장 등 몸 쓰는 일 가리지 않고 열심히 살다 보니 허리에 큰 무리가 왔고, 40대 중반엔 걷지도 못하는 지경이 되어 척추 수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수술은 잘 되었지만, 더 이상 비장애인들처럼 걸을 수는 없었죠. 결국 장애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 무렵 가족의 생계였던 카센터 운영도 접어야 했습니다. 차 밑에 들어가 허리를 구부리고 젖혀가며 수리를 하는 것이 더 이상은 불가능 했기 때문입니다.
“아내와 세 아이들이 있는데 넋 놓고 있을 수는 없었죠. 장애를 갖게 된 후에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계속 찾았어요. 동네 새마을지도자 봉사활동도 꾸준히 했고요. 쿠팡에 입사하기 전에는 영업용 1톤 차량으로 제약회사 약품 배송을 6년 가까이했어요. 나이가 드니 하루에 12시간, 13시간씩 운전하는게 쉽지 않았고, 일하면서 자주 넘어지기도 했고요. 그래서 일을 그만두고 몇 달간 집에 있어보니, 사는게 무의미한 거예요. 마침 쿠팡에서 셔틀버스 기사를 모집한다고 해서 이력서를 냈죠.”
이의윤 님의 이력서를 검토하던 포용경영팀 담당자는 ‘카센터 운영’ 이라는 그의 경력을 유심히 봤습니다. 쿠팡이 새롭게 만든 RSC (Repair Service Center) 업무가 떠올랐습니다. 자동차 정비를 오랫동안 했고, 기계를 잘 다루는 이의윤 님에게 딱 맞는 자리다 싶었답니다.
“운전이 아니라 수리 업무를 해 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고 정말 좋았어요. 그런데 노트북으로 재고 정리 같은 업무일지를 작성해야 한다는 거예요. 머리가 하얘졌어요. 기계를 만지는 건 자신 있었는데, ‘컴퓨터를 못해서 쿠팡에 못 다니겠구나’ 담당자에게 솔직하게 말하니, ‘잘 할 수 있는 일이 훨씬 더 많으시니 괜찮다’고. ‘앞으로 손으로 써서 주시면 컴퓨터로 다 옮겨드리겠다’고 해 주니 얼마나 고맙던지요.” 이의윤 님은 쿠팡에서 면접 보던 당시를 생각하며 환하게 웃었습니다.
쿠팡은 이의윤 님에게 남양주 1캠프 한켠에 ‘수리센터’라는 공간을 만들어 드렸습니다. 그는 이곳에서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주 5일 근무를 합니다. 고물을 뚝딱뚝딱 보물로 만들어 내는 그의 탁월한 손재주는 근처 구리시, 양주시, 의정부시, 서울 성동구, 노원구까지 입소문이 났습니다. 덕분에 요즘은 남양주 인근의 다른 쿠팡 캠프로 출장 수리도 겸하고 있답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남양주 1캠프에서 경상남도 김해 캠프까지 달려가 신규 입사자에게 ‘롤테이너 수리법’ 출장 교육도 진행했습니다. 장애인 근무자가 다른 장애인 동료에게 업무를 잘할 수 있도록 직접 ‘맞춤교육훈련’을 한 것이었죠.
그간 남양주 1캠프는 카트나 롤테이너 등 캠프 내 물품 수리를 외부 업체에 맡겼습니다. 물품이 이동해야 하니 물류비는 차치하고서라도 수리도 상당 시간 걸렸고, 수리된 물품도 금세 다시 망가지기 일쑤였지요.
이의윤 님은 캠프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작업을 유심히 관찰하며, 카트와 롤테이너가 어쩌다 망가지는지 살폈습니다.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작업자들이 안전하고, 물품들이 덜 망가질까 혼자 시뮬레이션을 해가며 맞춤형 수리를 했죠. 그 결과 큰 폭의 비용절감 효과는 물론, ‘친절한 즉시 수리’를 제공하는 이의윤 님 기술 덕에 캠프 현장에는 더욱 활기가 돌았습니다.
이의윤 님은 잠시도 가만히 있는 법이 없습니다. 쉬는 시간에는 캠프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삐걱대는 문짝을 수리하는 것도 그의 특기.
자석을 부착한 막대기는 과연 무슨 용도일까요? 너트나 볼트 등 바닥에 버려진 작은 철제를 손쉽게 주워서 재사용 하기 위해 직접 만들었답니다. 급기야 휘어진 롤테이너를 바로 세우기 위한 ‘특수 제작 전용 망치’까지 직접 용접을 했습니다. 시중에 파는 일반적인 망치로 두들겨 바로잡으면 결국엔 철이 약해져서 금방 끊어지기 때문이라네요. 본인이 만든 것들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도구라서 내친김에 특허를 낼까 싶다며 우스갯소리를 전합니다.
“40대 중반에 장애판정을 받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헤맸습니다. 제 적성에 딱 맞는 일을 환갑이 되어서 찾았네요. 캠프에 망가진 물품들이 맥없이 버려지는 게 아까워 나름 응용해서 고쳐봤는데, 내가 하는 일이 쿠팡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하고, 동료들이 막 칭찬해 주니까 이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 물건을 재사용 하니까 제가 지구환경을 살린다는 생각도 들고요. 건강이 허락하는 한 쿠팡에서 오랫동안 일하고 싶어요.”
‘WOW the Customer’를 위한 쿠팡의 여정과 함께, 장애 특성과 재능을 고려한 쿠팡의 일자리 개발은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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