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역도선수가 쿠팡에 편지 쓴 이유

얼마 전 쿠팡 포용경영팀에 이메일 편지 한 통이 도착했습니다.

보낸 사람은 쿠팡 장애인 선수단 소속의 최철규(48) 님입니다. 울산에 사십니다. 지체장애가 있는 최 선수는 역도 선수로 활동하며, 동시에 울산 지역 쿠팡 선수 10명의 훈련을 챙기는 캡틴으로도 근무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울산에서 열린 장애인 전국체전에도 출전했습니다.

글쓴이의 허락을 구해, 편지 내용을 소개합니다.

이번 체전에 회사에서 응원단을 꾸린다는 얘기를 듣고, 정말 미안하게도 쑥스럽고 부끄러운 마음에 ‘왜 저렇게 안 해도 되는 일을 만들지?’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해준다는데 나는 왜 쑥스럽고 부끄러워해야 하는 거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만 그런 게 아니고 소통이 되는 선수들은 저와 비슷한 생각을 했었다고 합니다.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저를 비롯한 우리 장애인들은 그런 호혜에 익숙하지 않았던 겁니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이라 먼저 쑥스럽고 부끄러웠던 겁니다.

비장애인 체전에서조차 특정 인기 종목 인기 선수가 아니면 응원이 거의 없을 정도로 응원문화가 활성화되지 않았는데, 하물며 장애인체전에서 이런 적극적이고 조직적인 응원활동이 거의 처음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직장동료가 경기장에 인사차 잠시 들리거나 가족이 한 번씩 들리곤 해도 이런 응원은 흔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40년 가까이 선수 생활을 한 육상의 김명자 선수조차 처음이라고 하니 처음이 맞나 봅니다. 저도 이번 경험이 이렇게 기억에 남을 만한데 선수들과 그 가족들도 다들 좋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셔서 짧게나마 감사의 글을 전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우리 회사에서 적극적인 응원을 해 주셔서 본의 아니게 저는 선수대기실에서 스타가 되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저는 역도 대회 출전자 중에서도 이름도 생소한 신인인데, 응원석에 저의 응원단들이 가득 와 있다며 선수 및 관계자들이 부러워하였습니다. 나이가 지긋하신 선수분이 십 수 년을 대회에 참가했어도 이런 회사 응원은 처음 봤다고 했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첫 대회의 긴장감은 풀리고 살짝 흥분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잘해야겠다’라는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우리 팀의 적극적인 응원 덕분에 수영선수를 하며 메달을 딸 때도 느껴보지 못한 전국체전 참가의 즐거움을 느꼈고, 대회 당일만큼은 기억에 남을 만한 흥분된 하루를 보냈습니다.  

이번 응원활동으로 우리 울산의 발달 장애인들은 자기 이름이 적힌 응원 피켓을 보며 좋아했고, 팀원들의 응원에 큰 힘이 되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경기 후, 보호자들은 하나같이 좋았다는 말을 많이 하셨습니다. 응원단이 왔을 때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아쉽고 미안하다는 말도 했습니다.  

김명자 선수는 부끄럽고 쑥스러워 도망치듯 자리를 피했지만 아주 즐겁고 귀한 경험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응원 온 직원들과 사진을 함께 찍지 못해 무척 아쉬웠다고 했습니다. 내년에는 몸을 완전히 회복시켜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따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금메달을 선물로 주고 싶다고 합니다.  

응원 준비하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고, 또 짧은 기간 동안 여러 대회 경기장을 찾아 다니셨던 우리 응원단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그 덕분에 김성환 선수를 비롯한 울산팀이 포기하지 않고 더 열심히 해서 (펜싱)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따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번 응원활동이 우리 쿠팡 소속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우리 장애인 체육계에 신선한 바람이 불 거라 생각합니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준비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2022년 10월 31일 
 울산지역 캡틴 최철규 드림

제42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 역도 벤치프레스(파워리프팅) 종목, 남자 72kg급에 참가한 쿠팡 최철규 선수.

쿠팡은 2019년 쿠팡 장애인선수단을 창단해 급여는 물론 단체보험, 경조사 지원, 각종 임직원 복지혜택 등을 통하여 선수들의 훈련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2023년 1월 현재, 전국 64명의 선수들이 소속되어 훈련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쿠팡 장애인선수단은 각종 국내, 국제대회에 참여해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2021년 바레인 장애인아시아청소년경기대회에서 이태현 선수가 금메달과 은메달을, 2022년에 열린 제24회 카시아스두술 데플림픽 사격부문에서는 이승화, 민지윤 선수가 금메달과 은메달을 획득한 바 있습니다.   

쿠팡 소속 선수들은 2021년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총 42개 메달을 따냈습니다. 또, 2022년 대회에서는 총 메달 32개(금 6, 은 17, 동 9)를 획득했습니다. 특히 올해는 포용경영팀과 뉴스룸팀이 중심이 된 쿠팡 임직원 응원단이 여러 경기장에서 선수들에게 함성을 불어넣었습니다. 

쿠팡에서는 운동선수뿐만 아니라 다양한 업무 분야와 직군에서 장애인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채용과 교육 전담부서를 운영하고 있는 쿠팡은 임직원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포용하여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성장하는 것에 중요한 가치를 두고 있습니다. 

울산 지역 쿠팡 역도 선수들, 왼쪽부터 윤금성(37), 최철규(48), 임기묘(27) 님 

쿠팡은 장애인 직원들이 커리어를 개발하며 행복하게 근무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