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봄의 어느 날, 유용수 님은 넓은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꿈을 꾸었습니다. 왜 물류센터가 꿈에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기분 좋게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인터넷에서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전역간부 물류전문가 채용’이란 기사를 발견했습니다. 이게 무슨 운명인가 싶었답니다. 육군 군수장교 출신인 본인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그해 여름 쿠팡 시흥2센터에 입사했습니다. 업무성과와 리더십을 인정 받아 1년여 만에 ‘팀 캡틴’에서 ‘에어리어 매니저’(Area Manager)로 승진도 했습니다. 지금은 출고 파트에서 300여명의 직원을 관리합니다.
늦었다면 늦었다고 볼 수도 있는 나이 마흔. 문자 그대로 ‘꿈의 직장’을 찾았다는 유용수 님을 만나보았습니다. 그리고 만족스러운지 물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예, 저는 유용수 입니다. 쿠팡에서는 디건(Dgun)이라는 닉네임으로 불리지요. 사진도 찍어야 하나요? 좀 쑥스럽네요.
군복무 후 바로 쿠팡에 오신 건가요?
아닙니다. 저는 원래 공과 대학교에서 초전도 선재를 연구했습니다. 할아버지가 육군 대령으로 예편하셨기에 군대도 꼭 장교로 가야지 싶었습니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 군수 분야에서 4년간 복무하면서 100여명의 장병을 관리하는 중대장으로 일했습니다.
군 전역 후에는 다시 전공분야로 돌아왔습니다. 대학원까지 졸업하고 초전도 관련 기업에서 5년간 일했습니다. 그러다가 내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평소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회사를 나와서 가정과 사무실 인테리어를 하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사업은 잘 됐습니다. 쿠팡 지원할 때까지도 잘 됐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돈만을 보고 쿠팡에 온 건 아니에요. 왜 그랬는지는 저도 모르겠는데, 진짜로 밤에 자다가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꿈을 꿨고 너무 기분이 좋았기에 쿠팡에 지원했습니다.
꿈 때문이라 해도, 나이 마흔에 새로운 도전 하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요.
주변에선 걱정을 했죠. 취업하는 건 좋은데 나이도 많고 제가 전공했던 분야가 아니었으니까요.
그런데 저는 걱정 없었습니다. 인터넷에 쿠팡에 대해 검색을 해보니까,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는 슬로건이 나오더라고요. 그 슬로건에 마음이 확 땡겼습니다. 이런 슬로건을 가진 회사는 어떤 회사인지 궁금했고, 이런 꿈을 꾸는 사람들과 같이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개인사업을 하다보니 다시 조직생활을 하고 싶기도 했고요.
지금 저는 회사에 엄청 큰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이 슬로건 이야기를 많이 하고 다녀요.
채용 과정은 어땠나요? 나이나 경력 부족이 걸림돌이 되진 않았나요?
경기도 안산에 살고 있어서 가장 가까운 시흥 센터로 지원했고, 센터 내 여러 부서 중에 출고(OB) 파트를 선택했습니다. 물류센터의 꽃은 역시 출고라고 생각했거든요. 고객에게 보내는 상품을 준비하고 포장하는 곳이니까요.
당시 저 말고도 여러 지원자가 있었습니다. 대부분 저보다 젊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상관 없었습니다. 센터장님과 면접을 볼 때 제가 지금까지 성실하게 살아온 이야기를 쭉 했습니다. 그 이야기의 진정성을 알아주신 것 같아요. 나중에 물어보니 인력관리를 잘할 것 같아서 뽑으셨다고 합니다.
군에서 쌓은 경력을 쿠팡에서 어떻게 활용하시나요
군 시절 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탄약창 중 한 곳에서 많은 병사를 관리하는 중대장으로 복무했습니다. 쿠팡에서 하는 일도 크게 봐서 그 때와 다르지 않습니다. 매일 센터에 들어오는 고객의 주문량을 예측하고, 그 예측에 따라 적재적소에 인원과 자재와 자원을 배치하고 관리하고 통제하는 일입니다. 현재 300~400 명의 직원이 저와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또 현장 관리자들과 함께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것도 저의 일입니다. 제가 군에 있을 때 존경하던 탄약창 지휘관(박종호 대령)께서 강조하신 ‘1:10:100의 법칙’ 말씀이 있습니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초기에 처리하면 1의 비용이 들지만, 이를 방치해두면 10의 비용이 들고, 이것은 마지막에 100의 비용을 발생하게 된다고요. 저는 매일 그 말씀을 되새기며 쿠팡에 적용해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군대와 회사가 비슷한 점도 있지만, 또 다른 점도 있습니다.
군대는 철저한 계급사회지만 사회는 스스로 선택하고 판단하는 곳이죠. 또 군대는 전쟁을 준비하는 곳이지만 사회는 전쟁을 하고 있는 곳입니다.
사람 관리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을텐데요, 많은 팀원들을 잘 관리하기 위한 팁을 주실 수 있을까요.
업무에서는 ‘한 번 실수를 하더라도 두 번 실수하지 않는다’라는 마인드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과의 관계는 한 번 실수하면 고치기 힘듭니다. 군대도, 사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원하는 바를 남에게 강요하는 건 좋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원만한 대인관계만을 추구하는 것도 답이 아닙니다. 좋은 리더십은 소통입니다. 소통을 통해서 이해를 시키고 합의점을 찾는 것이 좋은 리더십입니다. 사원도, 현장 관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인관계를 원만하게 하는 것과 소통을 잘 하는 것은 다릅니다.
현재 저희 센터는 제가 생각하던 이상적인 팀웍을 이루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우선 사이트 리더(센터장)님과 오퍼레이션 매니저님이 관리자들에게 목표를 공유해주고 관리자가 업무를 잘 할 수 있도록 작업환경을 만들어줍니다. 그러다 보니 모두 공동체가 되어 업무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저희 시흥2센터는 쿠팡 내에서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어서 다른 센터에서 벤치마킹을 하러 오기도 합니다.
쿠팡에 계신 동안 이루고 싶은 용수님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저의 첫 번째 목표는 매일 사원과 관리자 모두 안전사고 없이 퇴근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목표는 저희 현장에서 관리자로 일하는 젊은 후배들이 진급해서 더 나은 길로 가도록 지원해주는 것입니다. 지금 30세 안팎 정도 되는 친구들이 많은데요, 그들이 모두 전국 각 지역에서 사이트 리더가 되어서 전국 곳곳에서 활약하는 날을 꿈꿉니다. 먼 훗날 전국 센터를 순회하면서 그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세 번째 목표는, 위의 두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내 자신이 쓸모 있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회사에 바라는 것이 있으신지요.
지금처럼 안전한 일터로 쭉 갔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함께 일하고 있는 모든 직원들과 계속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
쿠팡은 2021년 육군, 2022년 공군과 업무협약을 맺고 국군장병의 취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는 물류센터 운영 직무 등에 군 장교 및 부사관 출신을 채용해 전역장병의 사회 진출을 돕고 있습니다. CFS는 이 공로를 인정받아 2022년 12월 ‘2022년 전역장병 채용 우수기업 초청 간담회’에서 육군참모총장 감사패를 받았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각종 취업사이트와 쿠팡 채용 홈페이지를 참조하세요.
취재 문의 media@coup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