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넘는’ 이야기, 2023 쿠팡 디자인 커넥트 1편

‘선을 넘다’. 어떤 한계나 한도를 넘는다는 뜻의 관용구입니다. 선을 넘는다는 표현은 허용 범위를 넘는 행동을 뜻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한계를 넘어선다는 좋은 의미로 쓰이기도 합니다.

‘2023 Coupang Design CONNECT’(이하 2023 쿠팡 디자인 커넥트)의 주제도 ‘선 넘는 디자인’이었습니다. 쿠팡 디자인 커넥트는 업계 UX 디자이너들과 경험과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네트워킹 행사입니다. 이번 행사에서는 ‘한계’, ‘화면’, ‘국경’ 이라는 선을 넘는 디자인 이야기들이 공유됐습니다. 대만 진출 과정에서 얻은 인사이트부터 와우 멤버십을 성장시킨 노하우까지. 쿠팡 디자인 팀의 ‘선 넘는’ 이야기를 두 편으로 나눠 정리했습니다.



“그동안 쿠팡 디자인 팀에서 모아왔던 사례를 테크 업계 디자이너분들에게 공유해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로 이 자리를 마련하게 되었어요. 오늘 이 자리가 여러분들이 좋은 제품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쿠팡 UX 디렉터 김시내(Tessa) 님, 2023 쿠팡 디자인 커넥트 환영사


2023 쿠팡 디자인 커넥트 행사장의 모습


1. 국경을 넘어: 한국에서 디자인하는 대만 앱

프로덕트 디자이너 이해연(Kate) 님

2021년, 쿠팡은 대만에 진출했습니다. 2021년 여름, 다크 스토어 형태로 처음 진출해 로켓직구와 로켓배송까지 대만에서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사용자 경험 관점에서 한국과 대만은 어떻게 다를까요?

쿠팡 대만은 한국에서 운영 중인 쿠팡 앱을 그대로 본따 처음 서비스됐습니다. 그게 가장 빠른 방법이었기도 했지만, 엔지니어링 관점에서 코드를 많이 변경하지 않는 것이 장기적으로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방식은 예상치 못한 네 가지 문제를 가져왔습니다. 언어의 차이, 문화의 차이, 익숙한 사용 경험의 차이, 법률 및 제도의 차이로 발생된 문제였습니다.


언어의 차이

쿠팡 프로덕트 디자이너들은 대만 진출을 위해 현지의 서비스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때 할인 표기에 있어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습니다.

1000원인 상품을 700원에 판매하면, 한국에서는 ‘30% 할인’이라고 표기합니다.

하지만 대만에서는 고객이 내야 하는 금액을 표기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즉, 70%, 현지어로는 7절(7折)이라고 표기합니다. 대신 25% 할인일 때는 7.5절이 아닌, 75절로 표기합니다.

그래서 현재 대만의 쿠팡 앱에서는 중화권의 할인 표기법에 맞춰 할인 정보를 안내하고 있습니다.


문화의 차이

한국과 대만은 배송 문화도 다릅니다. 이런 문화의 차이는 로켓배송을 대만에 도입할 때 특히 관심을 기울인 요소였습니다.

한국에서는 문 앞에 택배를 배송하는 문화가 보편적입니다. 공동 현관이 있더라도 대부분 디지털로 되어있어 번호 키를 누르면 열리는 방식이죠. 결제방식도 선불 결제 방식으로, 물건을 받기 전 주문 시 결제하는 게 통상적입니다.

대만의 공동 주택 출입구 모습

하지만 대만의 공동 주택 중에는 아예 외부인 출입이 어려운 곳이 많고, 공동 현관 출입구를 열쇠로 열어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한, 대만에서는 편의점이나 우체국과 같은 영업점에서 택배를 수령하는 것이 보편적입니다. 편의점에서 바로 상품 확인 후,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반품하기도 합니다.

결제 방식도 후불 결제를 선호해, 물건을 받을 때 상품대금과 배송비 일체를 지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배송기사님과 대면해 결제하거나, 배송지로 지정한 편의점에서 결제하고 상품을 수령하는 식입니다.

그래서 대만의 쿠팡 앱에서는 편의점으로 주소지를 설정할 수 있게 변경했습니다. 또한, 결제 방식에 후불 결제 옵션도 제공했습니다. 이를 통해 약속된 시간 내 배송이 실패하는 비율을 줄이고, 결제 전환율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서비스를 빠르게 런칭해 겪은 다양한 문제들은 쿠팡 대만 서비스를 성장시키는 밑바탕이 되었습니다.

쿠팡의 리더십 원칙 중 하나는 ‘Learn Voraciously’ 입니다. 실수를 합리화하지 않고, 최고의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모든 곳을 뒤진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쿠팡에서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이는 쿠팡 대만 서비스 런칭 과정에서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2. 한계를 넘어: 와우 멤버십 성장 시키기

프로덕트 디자이너 박지홍(Hong) 님

2023년 1분기 기준, 쿠팡의 활성 고객은 약 1900만 명, 그 중 와우회원만 약 1100만 명입니다. 이번 디자인 커넥트에서는 1100만 와우회원을 유지하고, 더 많은 분을 와우회원으로 모시기 위한 방법이 소개됐습니다. 체계적이고 단계적인 개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한 사례입니다.

구매 여정 전반에 숨겨져 있는 와우 멤버십 가입 유도버튼들

와우 멤버십 팀은 와우 멤버십 가입률을 높이기 위해 먼저 현 상태를 뜯어봤습니다. 고객이 상품을 구매하는 과정을 세분화하고, 어떤 단계에서 가입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지 알아봤죠.

‘홈 – 상품리스트 – 상품상세 – 상품정보 확인 – 장바구니 – 결제’. 고객이 검색을 통해 상품을 구매할 때는 이렇게 총 6단계를 거칩니다. 그중 ‘상품정보 확인’ 화면에서 가장 많은 고객들이 와우회원으로 전환되고 있었습니다.

‘상품정보 확인’ 화면 개선 전후 비교

작년 9월 기준, ‘상품정보 확인’ 화면에는 와우 멤버십 혜택 중 배송시간 단축을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오늘과 내일 중에서 도착 보장일을 고르면 됐죠. 하지만 현재는 가격을 기준으로 비교됩니다. 쿠팡판매가와 와우쿠폰할인가로 비교해 와우 멤버의 혜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얼핏 보기에는 사소한 변화이지만, 가격으로 혜택을 비교할 때 와우회원으로의 전환율이 훨씬 높아졌습니다.

이런 결과를 내기까지 와우 멤버십 팀은 고객 타입, 배송, 와우 전용 할인 유무 등 30가지 이상의 모든 케이스를 고려하고 5번 이상의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적용되는 혜택의 종류를 변경해보기도 하고, 상세 설명을 추가하거나 버튼 문구를 변경해보기도 했습니다.

쿠팡은 이런 작은 테스트를 수없이 많이 시행해 디자인을 개선합니다. 한번에 큰 변화를 이뤄내기보다는 작은 변화를 여러 번 꾀해, 변수를 최소화하는 것이 쿠팡 디자인 팀이 지향하는 방향입니다. 한번에 많은 내용이 바뀌면 어떤 변화가 진짜 지표 개선의 원인인지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문제를 발견하면 사안을 완벽하게 이해할 때까지 모든 단계를 깊게 파고드는 쿠팡의 리더십 원칙이 반영된 결과이기도 합니다.

쿠팡 디자인 팀은 넓은 범위에서 진짜 문제를 찾아보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체계적이고 단계적으로 서비스를 개선하고 있습니다.

발표를 맡은 프로덕트 디자이너 박지홍 님은 “쿠팡의 디자인은 넓게 그리고 깊게, 단계적으로 개선한다”고 말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상충되는 요소가 있을 때, 쿠팡에서는 그 중 하나만을 선택하지 않습니다. 혁신을 통해 상충되는 요소를 놓치지 않고 말끔히 문제를 해결하죠. ‘Breaking Tradeoffs’는 쿠팡의 중요한 정신 중 하나입니다. 넓고, 또 깊게 고객문제를 살피고 해결하는 방법을 찾았다는 점. 이 점이 이번 사례를 더욱 주목하게 합니다.


디자인 커넥트에서 발표를 진행한 쿠팡의 디자이너들.
왼쪽부터 김현수, 박지홍, 옥연정, 유가희, 이해연, 유람선 님

앞서 설명한 두 가지 사례 외에도 2023 쿠팡 디자인 커넥트는 쿠팡의 여러 디자인 사례로 가득찬 행사였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만나보지 못했던 쿠팡의 디자인 이야기에 참석자들은 뜨거운 관심을 보냈습니다.


“발표를 듣고 나니까 정말 쿠팡에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좋은 인사이트를 많이 얻은 것 같아요.”

“쿠팡의 디자인 시스템에 대한 내용은 여기서 처음 들어봐서 그 부분이 가장 재밌었어요.”

“공간 곳곳에 쿠팡 디자이너 분들이 있어서 좋았고, 자연스럽게 네트워킹을 할 수 있게 프로그램 하나하나 준비하신 것 같아서 덕분에 잘 즐겼습니다. “

이번 행사에서 공개된 쿠팡의 디자인 사례가 더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만나보세요! 다양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