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순 씨의 사업은 늘 꾸준했습니다. 초등학교 동창의 회사에 입사했고, 그 동창과 결혼했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두 아이의 엄마가 됐습니다. 직원으로 시작해 대표가 됐고, 햇빛도 제대로 들지 않았던 지하 1층 사무실을 벗어나 이제는 환한 2층으로 회사를 옮겼습니다. 직원도 하나둘 고용할 수 있게 됐고, 그렇게 인생은 조금씩 더 앞으로 나아가기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다 코로나19가 시작됐습니다. 20년간 사업하며 신뢰로 쌓아올린 단골들은 불황에도 언제나 거래를 해줬지만, 이번만은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야외행사가 없으니 주문 자체가 사라졌습니다. 분주하게 울리던 전화벨은 뚝 끊어져 고요했습니다. 한 회사의 대표였고, 영업사원이었고, 디자이너였고, 엄마였고, 아내였던 이응순 씨는 이제 새로운 직업 하나를 더 추가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쿠팡플렉스였습니다.
코로나 위기를 예상한 사람은 누구도 없었습니다. 갑자기 경제가 멈춰서자 우리 모두는 잘 달리던 버스를 타고 가다 급정거 브레이크에 흔들리듯 위태로워졌습니다. 누군가는 넘어졌고, 누군가는 손잡이를 꽉 붙잡았으며, 누군가는 노약자를 끌어 안고자 노력했습니다. 이 위기의 순간, 인생을 바쳐 왔던 사업을 지키기 위해,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은 아이들을 위해, 음악가가 되고 싶었던 꿈을 위해 쿠팡플렉스를 택한 분들이 있습니다.
성남에서, 대전에서, 그리고 코로나19의 어려움을 가장 힘들게 겪어야 했던 대구에서 각각 쿠팡플렉스를 통해 위기를 넘기고 계신 분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시작은 스스로 직면한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이분들은 집 밖으로 나서기 두려웠던 우리 이웃에게 생필품과 식료품을 배달하면서 우리가 위기를 함께 넘기도록 도움을 주셨습니다.
코로나19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응순님의 말 처럼 언젠가 하늘이 맑게 개듯 모두의 마음이 활짝 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