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배송 출생의 비밀

쿠팡은 고객 만족에 강박적으로 집착합니다. 그 중심에 있는 로켓배송은 쿠팡의 고객 중심 철학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서비스라고 할 수 있죠. 로켓배송은 2014년 쿠팡이 국내 최초로 선보인 직접배송/익일배송 서비스로, 쿠팡이 직접 개발한 기술과 시스템은 물론, 축구장 193개 규모의 자체 물류 인프라와 수천 명에 달하는 배송직원인 쿠팡맨 전원을 직접고용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로켓배송은 등장과 함께 익일배송이라는 혁신성과 기존 택배와는 차원이 다른 친절함으로 순식간에 고객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습니다.

쿠팡은 도대체 왜 익일배송은 물론이고 새벽배송, 당일배송으로 이어지는 고객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는 것일까요? 지금껏 공개되지 않았던 로켓배송 출생의 비밀을 공개합니다.

로켓배송의 시초는 고객센터 직원이었다?! 

쿠팡에는 15가지 ‘리더십 원칙(Leadership Principles)’이 있습니다. 리더십 원칙은 쿠팡이 중요하게 여기는 기업의 가치와 기준을 선정한 것으로 쿠팡 직원들은 업무를 보면서 이 원칙을 기준으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합니다. 이 15가지 리더십 원칙 중 언제나 가장 먼저 이야기되고 강조되는 항목이 있습니다. 

“WOW the Customer!”

고객이 와우(WOW)하게 만들자는 뜻이지요.  

쿠팡의 고객 중심 철학을 보여주는 사례는 설립 초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2011년 쿠팡은 업계 최초로 주말과 공휴일에도 쉬지 않는 365일 고객센터를 선보였습니다. 당시 쿠팡의 직원은 1000여 명 수준이었는데, 전체 직원 중 절반 이상이 고객센터 직원일 정도였습니다. 비정상적인 구조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쿠팡이 당시 고객만족에 얼마나 집착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였죠.

나아가 쿠팡은 고객센터 직원들이 단순히 고객의 불평을 접수하는 업무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고객과 진심으로 소통하고 고객이 원하는 것을 직접 해결할 수 있도록 책임과 권한을 강화했습니다. 심지어 로켓배송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최초의 직접배송도 한 고객센터 직원으로부터 이뤄졌습니다.  

2013년 8월 즈음 해외 출장을 앞둔 한 고객이 출장지에서 신고 다닐 신발 한 켤레를 쿠팡에서 구입했습니다. 하지만 주문 이후 하루, 이틀, 수일이 지나도 감감무소식. 출국일은 다가오는데 주문한 상품은 도착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답답했던 고객은 고객센터로 전화했고, 자신의 상황을 상담원에게 하소연했습니다. 다음날 제품 수령을 포기한 채 출장을 떠나려던 고객은 공항 출국장에서 어제 자신과 통화한 상담원과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고객센터 직원의 손에는 물론 고객이 주문한 신발이 들려 있었구요.

전날 고객의 불편을 접수한 상담원은 어떻게 고객의 불편을 해결할지 고민하다 고객이 주문한 신발을 고객에게 직접 가져다주기로 결심했습니다. 상담원은 그날 바로 신발 업체를 직접 찾아갔고, 다음날 고객은 무사히 주문한 신발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다음날 고객센터 게시판에는 감사의 마음이 담긴 메시지 하나가 올라왔습니다.

‘내 평생 다시금 경험할 수 없었던 감동이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직접배송의 가능성을 보다

“배송 과정에서 물건이 파손된 거 같아요”

“일주일이 지나도록 주문한 상품이 도착할 기미가 안 보여요!” 

“배송업체 기사가 불친절하고 무서워요”

초창기 쿠팡의 가장 큰 고민은 배송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의 쿠팡은 다른 쇼핑 사이트와 마찬가지로 배송을 외주 택배사에 맡겼는데, 제품이 언제 도착하는지, 지금은 어느 단계에 있는지 등 배송상태를 추적하고 서비스를 컨트롤 하는 것은 택배사의 역할이었습니다. 하지만 고객 불만을 그대로 방치할 수는 없었죠. 쿠팡은 직접배송을 염두에 두고 아파트단지를 선정해 A/B 테스트를 시작했습니다. A 군은 기존과 동일한 택배서비스를 유지했고, B 군은 쿠팡 직원들이 직접 상품을 배송해 줬습니다. 이것이 바로 최초의 ‘와우딜리버리 이벤트’로, 고객들이 바라는 빠르고 친절한 배송을 제공하고자 한 시도였습니다.

“직원이 직접 가져다줄 거라고 상상도 못 했는데, 너무 반가웠고 안전하게 제품을 전달받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직원들이 직접 실시한 배송서비스는 고객들 사이에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습니다. A/B 테스트의 성공지표로 설정한 고객들의 재구매율도 월등히 높아졌구요. 고객 만족이 데이터로 증명되자 직접배송에 대한 확신이 생겼습니다.   

“고객에게 와우 딜리버리 서비스를 하고 있는 쿠팡 직원(2013. 12. 23.)” 

 

세상에 없던 배송 서비스를 구축하라

이벤트를 통해 직접배송의 가능성을 확인한 쿠팡은 2014년 2월 로켓배송의 전신이 된 와우딜리버리 프로젝트에 착수했습니다. 먼저 이 프로젝트를 진행할 팀을 구성해야 했습니다. 팀원 구성에는 다음과 같은 조건이 붙었습니다.

  • 첫째, 기존에 택배나 물류와 관계된 일을 한 경험이 없을 것, 기존 택배를 답습하지 말 것
  • 둘째, 고객서비스를 새로운 관점으로 볼 수 있는 다양한 조직의 주니어 직원으로 구성할 것

그리하여 평균 나이 20대 중반의 직원들로 구성된 ‘오아시스 팀’이 꾸려졌습니다. 오아시스 팀에게는 다음과 같은 목표가 주어졌습니다.

“세상에 없던 배송 서비스를 만들자”

2014년 3월 24일로 오픈일이 정해졌습니다. 주어진 시간은 약 40여 일. 프로젝트 룸 벽면에는 전국 지도가 그려졌고, 몇 개 지역에 캠프를 구축하고 몇 명의 배송 직원을 뽑을지 계획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수없이 많은 시뮬레이션과 계획변경을 통해 매뉴얼이 만들어졌죠.

초기 와우딜리버리맨(지금의 쿠팡맨) 채용 인터뷰에서는 “당신이 지금까지 받은 선물 중 가장 감동적인 선물은 무엇이었나, 고객에게도 그런 감동을 전달하기 위해, 혹은 고객이 당신이 배송하는 택배를 선물로 느끼게 하기 위해 무엇을 하면 좋을까?” 하는 질문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쿠팡은 지금도 배송 캠프에서 고객에게 배송하는 상품을 ‘기프트(gift)’라고 부릅니다. 이렇게 채용된 쿠팡맨들은 ‘어떻게 하면 고객을 WOW 하게 할 것인가’를 스스로 고민했습니다. 초창기 로켓배송을 각인시킨 다양한 친절 서비스들도 모두 이런 과정을 거쳐 나온 것이었죠.

2014년 3월 24일, 드디어 대구와 대전, 울산에서 첫 로켓배송을 개시했습니다. 5월에는 서울, 김포, 용인으로 지역을 확대했고, 1년 안에 경기, 광주, 부산 등 전국으로 서비스가 확대되었습니다. 로켓배송에 대한 고객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택배의 개념을 바꾼 익일배송은 순식간에 쿠팡만의 독보적인 서비스로 자리 잡았습니다.

로켓배송이 바꾼 온라인 쇼핑 트렌드

시작 당시 연간 배송 상품 2300만 개 수준에 불과했던 이 서비스는 2018년 9월 기준 누적 10억 개 상품을 배송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상품 수 역시 기저귀, 분유 등 일부 품목으로 구성된 몇백 개 수준에서 이제 500만 개 규모로 확대됐으며, 잠들기 전 자정 전에만 주문하면 다음 날 도착하는 익일배송은 이제 오전에 주문하면 당일에 받는 당일배송과 새벽배송, 신선식품, 정기배송 서비스 등으로 확대됐습니다.

로켓배송 이전의 온라인 쇼핑에서 ‘고객 우선’이라는 말은 반쪽짜리 구호에 불과했죠. 물건을 구매할 때까지 극진한 대접을 받던 소비자는 결제를 마친 순간부터 노심초사하는 신세로 전락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로켓배송 뒤로 모든 것이 달라졌습니다. 로켓배송은 결제 이후 소비자가 물건을 직접 손에 쥐는 그 순간까지 모든 과정과 서비스를 컨트롤하며 고객의 쇼핑경험을 최고의 것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로켓배송 5년, 이제 배송 서비스 품질에 대한 고객들의 기대수준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이 높아졌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변화의 시작과 중심에 쿠팡의 ‘고객 집착’이 낳은 ‘로켓배송’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