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칭 2년 만에 판매 누적 개수 6만 개, 누적 리뷰 4천 개, 평균 구매평점 4.8점….

10g짜리 스틱제품 14개(140g), 라면 한 봉지 무게 만한 1만5000원짜리 상품이 요새 쿠팡에서 인기리에 팔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먹는 음식은 아닙니다. 과연 무엇일까요?

정답은 고양이와 강아지의 건강을 보조하는 ‘영양제’입니다. 반려동물 영양제 브랜드 ‘닥터 퓌레’를 판매하는 회사인 베츠(Vets)는 반려동물이 한번 걸리면 재발위험이 높은 방광염, 관절질환, 신부전 등의 치료를 보조하는 영양제를 만듭니다. 회사는 창업 2주년을 맞은 올해 최대 8억 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창업 첫해 매출 6000만 원에서 2년 만에 10배 이상 오르며 매달 5000만 원 이상의 매출을 거두고 있습니다.

회사를 이끄는 이라미(40) 대표는 안정적인 동물병원을 관두고 창업에 도전한 수의사입니다. 쿠팡 매출 비중이 40%에 달하는 그는 창업 초기단계부터 쿠팡을 통해 사업을 키웠습니다. 이 대표가 왜 수의사에서 영양제를 만드는 사업가로 변신했는지, 어떤 노하우로 성장했는지 뉴스룸 팀이 들어봤습니다.

성분과 함량, 모두 투명하게 공개하는 먹기 쉬운 영양제 개발

지난해 말 기준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이하 반려인)는 1448만 명(KB금융그룹 ‘2021년 반려동물 보고서’)에 달합니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5182만 명)의 30% 가까이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뜻입니다. 반려동물 식품시장도 1조 원 이상으로 커졌는데요, 아픈 반려동물들에게 꾸준히 영양제를 제공해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하고 치료 효과를 높이려는 반려인들이 늘고 있습니다.

뉴스룸 팀(이하 뉴스룸): 베츠의 제품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이라미 대표(이하 이 대표): “저희 제품은 식약처에서 기능성을 인정받은 고순도 원료만 이용합니다. 국내 반려동물 식품 최초로 사용하는 크랜베리 추출물도 이 중 하나에요. 중금속 오염 위험도를 최소화한 오메가3, 다양한 면역력을 키우는 락토페린, 엘라이신(면역 세포 형성에 도움 주는 아미노산) 등 전 세계 유수의 반려동물 영양제 학술지나 논문에서 검증한 재료만 사용합니다. 좋은 성분을 잘 배합하는 비율이 중요합니다. 영양제는 단 1~2g의 차이로 효과가 달라지거든요.”

뉴스룸: 좋은 성분을 가진 영양제는 시중에 이미 많지 않나요?

이 대표: “시중에 반려동물 영양제가 많지만 아직 성분이나 함량 표기를 하지 않은 제품이 많아요. 합성첨가물을 넣어 파는 경우도 있어요. 저는 쉽게 가고 싶지 않았어요. 합성첨가물을 안 넣고 성분과 함량을 모두 공개합니다. 그리고 반려동물이 쉽게 먹어야 해요. 아무리 효과가 있어도 맛이 없으면 반려동물이 쳐다보지 않아요. 그래서 캡슐이나 알약, 분말로 나오는 영양제와 달리 신선한 닭고기와 연어, 야채로 만든 츄르(죽 같은 액상 형태) 타입 제품을 개발했어요. 딱딱한 사료에 부어 부드럽게 먹는 ‘육수’ 타입 제품도 있고요. 최초 3개에서 지금은 10가지 제품을 판매하고 있고 고객들이 꾸준히 찾아주고 계세요.”

쿠팡 고객 리뷰로 제품 염분 70% 낮춰 재출시…”단기적 수익보다 신뢰 우선”

제품의 차별점에 대한 그의 설명은 하루를 모두 할애해도 다 들을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의 열정은 쿠팡에 올라온 상품정보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 제품 페이지에 게시한 상품정보가 30페이지에 달했기 때문입니다. ‘모든 제품은 고객의 요청에서 시작한다’는 경영철학부터 반려견 보호자 대상의 만족도 조사, 구체적인 효능과 FAQ까지 빼곡하게 고객에게 공개합니다. 그럼에도 그는 “아직 부족하다”고 말합니다.

뉴스룸: 고객 평점도 높고 정보도 많은데, 상품정보를 더 늘려야 하는 이유가 있나요?

이 대표: “반려동물은 반려인들에게 가족이자 자녀 같은 존재예요. 믿을 수 있어야 고객이 제품을 선택합니다. 그래서 ‘신뢰’는 이 비즈니스의 처음과 끝입니다. 뻔한 이야기일지 몰라도, 저는 단기적인 수익 증대를 원치 않아요. 일시적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장기적으로 고객이 사랑하는 제품을 만들어야 하거든요. 그래서 언제나 고객의 리뷰를 생명처럼 여겨요.”

뉴스룸: 실제 쿠팡 고객의 리뷰를 제품에 반영한 사례가 있나요?

이 대표: “방광염 치료를 보조하는 제품이 있어요. 일부 고객분들이 ‘신부전을 앓는 강아지에게 먹이고 싶은데 염분이 걱정된다’는 리뷰를 전달 주셨어요. 제품이 싱거워져서 반려동물 상당수가 먹기 싫어해요. 그러나 저는 염분을 줄이는 게 옳다고 판단해 제품의 염분을 70% 줄여 재출시했어요. 그러자 “영양제가 싱거워져서 못 먹겠다”는 고객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게 옳은 방향이었어요. 많은 고객들께서 장문의 편지로 ‘감사하다. 이제 드디어 먹을 수 있게 됐다’ ‘절뚝거리던 강아지가 이젠 뛰기도 한다’는 연락과 함께 사진까지 찍어 보내주셨답니다.”

반려동물 건강 식품회사, 동물병원 오가며 13년 준비 끝에 창업

그렇다면 이 대표는 왜 안정적인 수의사를 관두고 창업이라는 힘든 길을 택했을까요. 수의대를 졸업 후 2007년 인천의 한 동물병원에서 진료를 시작한 그는 “수의사 진료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직접 풀기 위해 창업까지 이르게 됐다”고 했습니다.

뉴스룸: 진료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란 구체적으로 어떤 것입니까?

이 대표: “반려동물이 자주 걸리는 방광염, 관절 및 피부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은 면역력 저하에 있어요. 그런데 이러한 병에 한 번 걸리면 1~2년 안에 3~4번씩 재발하는 경우가 많아요. 당시만 해도 수의사들은 항생제와 진통제를 번갈아 처방하고, 그래도 치료가 안 되면 수술을 합니다. 그럼에도 병이 재발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평소에 면역력을 높이는 식이요법이 병행돼야 하는데, 그땐 그런 연구결과가 적어 다양한 치료요법을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어요.”

뉴스룸: 진료를 본 반려동물들이 자주 아프면 반려인들도 힘들겠습니다.

이 대표: “나중엔 포기하세요. 반복되는 진료에 수백만 원이 드는 부담도 크지만, 결국 반려동물 유기로도 이어지는 경우를 봤습니다. 게다가 반려동물 영양제는 해외 수입 제품이 많은데 가격이 비쌉니다. 그때 결심했어요. ‘증상만 치료하지 말고 근본적으로 해결해 보자’고요.”

열정은 있었지만 창업을 하려면 제품 개발에 대한 전문성이 필요했습니다. 그때부터 동물병원과 반려동물 식품을 개발하는 여러 회사를 번갈아 다니며 일했습니다. 반려동물 영양제와 사료를 연구하고 개발하는 성보펫헬스케어를 거쳐 풀무원 상품개발 담당 팀에서 ‘아미오’라는 반려동물 건강사료를 런칭하는가 하면, 커리어 중간에 동물병원에서 진료 수의사로 일하며 식품회사에서 쌓은 제품 노하우를 진료에 적용하며 노하우를 쌓았다고 했습니다.

창업하자마자 쿠팡 마켓플레이스 입점 “광고비 10만 원 쓰면 100만 원 매출”

지난 2018년 말. 그는 회사를 관두고 5개월의 준비를 거쳐 2019년 5월 방광염 영양제 제품을 런칭했습니다. 10년이나 느껴온 문제를 해결하는 첫걸음을 내디딘 것입니다.  

뉴스룸: 안정적인 대기업을 다니다 창업하니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이 대표: “안정적인 수입을 얻고 있었어요. 게다가 자녀를 둔 엄마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13년간 쌓은 다양한 진료와 상품개발 노하우로 더 큰 꿈을 실현할 수 있다고 여겼어요. 현재 파는 닥터퓌레 제품에 대한 기획은 매우 오래전부터 해왔고요. 그동안 모은 1억 원을 더 큰 꿈을 위해 투자했습니다. “

문제는 아무리 제품이 좋아도 소비자들이 알지 못하면 팔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그가 선택한 돌파구는 쿠팡이었습니다. 제품을 온라인에 런칭하고 한 달 만에 쿠팡 마켓플레이스에 입점했습니다. 차별화한 제품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로켓배송으로도 제품을 바로 팔 수 있었습니다. 입점 초기 월 30만 원 수준의 매출이 1년 뒤 1000만 원으로 뛰었습니다.

뉴스룸: 쿠팡 마켓플레이스를 창업 초기 선택한 계기는 무엇입니까?

이 대표: “처음엔 대형 포털의 오픈 마켓에 입점했습니다. 그런데 초기 창업자다 보니 제품을 알리려면 광고가 필요했어요. 그러나 대형 포털 오픈 마켓은 광고비용이 높은 편이에요. 반면 쿠팡은 자신만의 제품을 가진 초기 창업자들이 소액의 광고비로도 효율을 잘 낼 수 있는 구조라서 선택했어요. 예를 들어 광고비 10만 원을 쓰면 매출 100만 원이 거뜬히 나오는 곳이 쿠팡입니다.”

뉴스룸: 어떤 긍정적인 영향이 또 있었나요?

이 대표: “입소문이에요. 고객층이 워낙 방대해 온∙오프라인으로 소문이 빨리 퍼져서 초기 창업자가 연착륙하기 좋습니다. 앱으로 주문하지 않은 어르신들도 소문을 듣고 회사로 전화해 제품을 주문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초창기 창업가가 빨리 제품을 알리고 싶다면 쿠팡에서 시작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다만 어떤 업종이든 자금력 있는 대기업과 경쟁해야 하고, 이는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 같은 겁니다. 베끼기 어려운 차별화한 제품이 있어야 성장할 수 있어요.”

이 대표의 향후 계획은 꾸준히 영양제 제품 라인업을 늘리면서 반려동물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사료시장으로 브랜드를 확장하는 것입니다.  8월 초엔 국내 최대 규모의 케이펫(K-pet) 박람회에 참가해 영양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 대표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더 많은 고객 대상으로 좋은 제품을 만들어 신뢰를 쌓는 것이 목표”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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