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거대한 물류 시스템은 인체의 혈관과 비슷합니다. 쿠팡카와 쿠팡친구는 손발 끝까지 필요한 곳에 피를 전달해주는 모세혈관으로 비유할 수 있겠죠. 우리집 앞까지 물건을 배송해주니까요. 그럼 이 모세혈관까지 피를 전달해주는 동맥과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바로 ‘쿠드라이버’로 불리는 간선차 기사들입니다.
간선(幹線)차란? ‘간선’은 사이 간(間)이 아닌 줄기 간(幹)을 쓰며, 도로망의 줄기가 되는 주요한 도로를 뜻합니다. 즉 고속도로와 같은 국가 차원의 주요 도로를 뜻합니다. 영어로는 arterial road로 쓰며, 문자 그대로 ‘동맥 도로’라는 뜻을 가지고 있지요. 간선차는 그 도로를 달리는 차를 뜻합니다.
쿠팡친구가 고객에게 직접 물건을 배송하는 소위 라스트 마일(Last Mile)을 담당하고 있다면, 쿠팡의 쿠드라이버는 한 물류센터에서 다른 물류센터로의 물류를 담당하는 미들 마일(Middle Mile)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쿠팡 이전에는 대부분의 물류회사는 라스트 마일과 미드 마일 모두를 외주화하고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 우리 집으로 물건을 배송해주는 택배기사들은 대부분 한 명 한 명이 자기 트럭을 소유한 개인사업자라는 뜻입니다. 즉 자기 돈으로 차량을 구입하고 연료비와 보험료도 스스로 부담하며 회사로부터 물량을 받아 일을 하고 있습니다. 간선차 기사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른 기업에서는 거대한 트럭에 많은 짐을 싣고 한 물류센터에서 다른 물류센터로 이동하는 간선차 운행도 소위 ‘지입제’로 운영이 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쿠팡은 다릅니다. 쿠팡 배송기사인 쿠팡친구를 직고용한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죠. 간선차 기사 또한 쿠팡은 ‘쿠드라이버‘라는 이름으로 직접 고용하는 비율을 늘리고 있습니다. 차량도 지급되고 연료비와 보험료 등 각종 경비도 당연히 회사가 부담하죠.
하지만 쿠팡카와 같은 1톤 트럭과 간선차에 쓰이는 5톤, 8.5톤과 같은 대형 트럭은 운전자 입장에서 확실히 다릅니다. 일반 승용차를 몰아본 경험만 있어도 1톤 트럭에는 쉽게 적응이 가능하지만, 사람키의 거의 2배에 가까운 높이에 길이 또한 일반 승용차의 2-3배에 달하는 대형 트럭을 훈련 없이 몰기란 쉽지 않죠. 가격도 일반 1톤 트럭에 비해 3-4배 이상 됩니다. 대당 1억 원이 넘는 대형 트럭도 많습니다.
그만큼 진입장벽도 높고, 유지비 또한 많이 드는 대형 트럭. 이미 거대한 물류 인프라를 구축해놓은 쿠팡은 간선차 기사를 직접 채용하고, 교육해 실전에 투입합니다.
쿠팡에서 정직원 간선차 기사로 근무 중인 박지실 님을 만나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서초1캠프 소속 박지실입니다. 2016년에 입사해 쿠팡친구로 근무하다 지금은 간선차 기사인 쿠드라이버로 근무중입니다.
쿠팡친구를 하다가 간선차 기사로 전환하신 건 특이한 이력 같은데요. 왜 간선차 기사가 되신건가요?
2016년 쿠팡에 입사하기 전까진 운전면허는 있지만 운전경력은 없는 소위 ‘장롱면허’였어요. 그러다 당시 쿠팡맨으로 입사하고 나서 서울 시내를 누비며 운전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운전재미를 알게 됐고, 계속 운전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당시에는 1인당 배송권역이 지금보다 넓어서, 요즘 쿠팡친구에 운전하는 시간이 비해 확실히 길었죠. 지금은 배송 밀집도가 높아져서 쿠팡친구는 운전을 오랜 시간 하진 않아요. 그러던 중 간선차 기사 업무를 경험할 기회가 생겼는데, 장시간 운전하는 것이 오히려 제 적성에 맞다고 판단해 과감히 직무전환을 신청했습니다.
1톤트럭인 쿠팡카와 5톤~10톤 트럭인 간선차를 모는 건 전혀 다를 것 같은데요. 예전에 이런 대형 트럭을 몰아본 경험이 있었나요?
전혀 없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대형 트럭을 몰기 전에 충분한 교육을 쿠팡에서 받았습니다. 김포에 쿠팡이 직접 운영하는 운전교육장인 드라이빙 스쿨이 있습니다. 통제된 환경에서 전문강사에게 운전 교육을 받습니다. 그리고 바로 실무에 투입되는 것이 아니라 근무지(캠프)에서 향후 배송할 모든 노선에 동승을 해 길을 충분히 익히고 트럭 운전의 감을 잡습니다. 그런 다음 실무에 투입이 되죠.
그럼 지금은 어떤 일을 하고 계신 건가요?
물류센터와 배송캠프 사이의 동맥 역할을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쿠팡친구들이 수거한 프레시백이나 각종 부자재를 물류센터로 옮겨주고, 물류센터에서 고객에게 배송할 물건을 싣고 다시 쿠팡친구와 쿠팡카가 있는 배송캠프로 오는 방식이죠.
이 외에도 피딩이라는 업무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주유소나 주차장 등 유휴공간을 활용하는 소위 ‘모바일 캠프’에 배송할 물량을 싣고 간 후, 플렉서들에게 배분해주는 업무죠.
중간중간 차량 운행 시간이 비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럴 때는 캠프에서 프레시백을 정리하거나 환경을 정비하고 캠프의 다른 업무를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장거리 운전을 많이 하실텐데, 그럼 차가 막혀서 불가피하게 근무시간이 늘어나는 경우는 없나요?
예를 들어 고속도로의 교통체증으로 평소보다 2시간 정도 운행시간이 늘어나면요. 다음 노선은 수행하지 않고 바로 퇴근한다든지, 아니면 다른 날 운행을 줄이거나 애매하게 남는 시간을 캠프에 잔류해 다른 캠프 업무를 돕는 식으로 진행합니다. 그래서 주 52시간은 절대 넘어가지 않아요.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일을 하시나요?
쿠팡친구는 고객에게 직접 물건을 배송하는 일을 하지요. 그래서 매우 중요한 업무입니다. 하지만 쿠팡친구가 고객과 약속한 시간에 배송하려면 우리 같은 쿠드라이버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우리가 10-20분 늦게 도착하면 고객에게는 30분, 1시간씩 늦어지게 됩니다.
신규 입사를 희망하는 예비 쿠드라이버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쿠팡친구는 산타클로스처럼 고객에게 기프트를 배송하는 일이니 그만큼 보람도 큽니다. 하지만 저처럼 내향적이고 조용한 환경에서 집중해 일하는 걸 선호한다면 쿠드라이버가 더 맞지 않을까 싶어요.
쿠팡에 입사하기 전에 저는 장롱면허 소지자였습니다. 하지만 이젠 무사고 3년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운전 베테랑이 되었죠. 쿠팡 입사 후 1종 대형 면허도 취득했고, 지금은 대형 견인 면허도 준비하며 자기계발을 하고 있습니다.
쿠팡에서는 안전한 환경에서 충분한 교육을 받고 대형 트럭을 운전할 수 있습니다. 경험이 없다고 망설이지 마시고 지원에 도전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