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쿠팡이 바꿔 온 것이 하나 있다면 바로 고객 습관입니다. 더 이상 사람들은 ‘주말에 가족과 쇼핑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아요. 사람들은 편리한 온라인 배송을 먼저 찾습니다.”

“쿠팡이 무엇을 바꿨나”는 질문에 송상화(47)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 교수가 내놓은 대답입니다. 그는 “’내가 원할 때 원하는 물건을 받는다’는 고객들의 빠른 온라인 배송 습관은 앞으로 변함없을 것이며, 과거의 오프라인 쇼핑 문화로 회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점차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있지만 빠른 온라인 배송은 여전히 대세라는 전망입니다.

카이스트 출신으로 IBM 컨설턴트를 거쳐 2006년부터 교편을 잡은 송 교수는 국내 대표적인 물류 전문가 중 한 명입니다. 공급망 관리(SCM)를 비롯, 기업물류혁신과 유통을 아우르는 연구로 글로벌 제조기업 및 기관들에게 자문해왔습니다. 현재 산업통상자원부가 발족한 ‘수출입물류 상생협의체’ 공동의장을 맡고 있습니다.

그는 최근 뉴스룸 팀과 인터뷰를 갖고 쿠팡이 물류와 유통업계에 끼친 영향부터 미래 핵심 물류∙유통 트렌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내놨습니다.

고객은 ‘팬’으로, 입점 기업은 ‘멀티플라이어’로…패러다임 바꾼 쿠팡의 ‘초격차 물류’

송 교수는 풀필먼트(Fulfillment) 서비스의 등장은 전 세계 물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으며, 쿠팡을 아마존, 알리바바, JD와 함께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일 잘하는 기업으로 손꼽았습니다. 그는 “고객의 ‘주문 버튼’ 클릭부터 제품 관리, 포장, 최종 배송까지 물류의 처음부터 끝을 담당하는 풀필먼트 서비스는 제조와 유통, 물류가 융합하는 새로운 세상을 열었다”며 “쿠팡은 독보적인 물류 네트워크와 직매입 기반 로켓배송, 차별화한 물류 시스템 투자로 업계에서 ‘초격차’를 만들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쿠팡은 현재까지 전국 30개 도시에 100여 개가 넘는 자체 물류∙배송센터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으며, 대한민국 인구의 70%가 쿠팡 배송센터로부터 10km 내 거주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유통 물류 기업들은 ‘배송’을 핵심 메시지로 쓰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쿠팡은 ‘로켓배송’이라는 키워드로 배송에 관한 명확한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시장에 ‘메기’ 역할을 하면서 새로운 역동성을 창출했고 물류에 새롭게 뛰어드는 스타트업들도 생기면서 서비스 품질도 좋아졌어요. 여기에 코로나는 더 빠른 성장을 견인했습니다. 만약 쿠팡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코로나 시기 고객의 쇼핑습관을 비대면으로 바꾸기 어려웠을 겁니다.”

송 교수는 최근 제자 중 한 명이 온∙오프라인 유통기업의 고객 만족 유형을 3가지로 분석한 연구 결과를 소개했습니다. “소비자 유형을 ‘딜라이트형’(delight), 중립(neutral), 무관심형으로 나눠 고객 설문 조사를 했어요. 그런데 쿠팡 같은 직매입 기반의 온라인 유통기업 고객들은 빠른 배송 서비스에 대해 환호하는 딜라이트형이 많았어요. 빠른 배송이 습관이 된 ‘팬 고객’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나아가 그는 쿠팡에 올라탄 전통적인 기업들이 ‘멀티플라이어 효과’(Multiplier effect)를 누리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오프라인 유통에 머물던 기업들이 온라인 유통으로 매출이 곱절로 뛰었다는 뜻입니다. “그동안 전통적인 기업들의 매출은 해당 기업이 위치한 지역 사이즈로 규모가 결정됐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온라인을 통해 전국 단위로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온라인 유통 진출이 어려웠던 역량 있는 기업들이 쿠팡에서 성공하는 통로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커머스 물류산업의 본질은 인프라와 고객 수요 키우는 ‘네트워크 비즈니스’  

송 교수는 쿠팡을 물류업계에서 차별화한 구조적 경쟁력을 만들어가는 회사로 평가합니다. 그가 설명하는 구조적인 경쟁력은 이커머스 물류산업의 본질과 맞닿아 있습니다. 대규모 물류 인프라와 고객 수요 같은 ‘네트워크’를 키워야 기업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점이 핵심 요지입니다. 초창기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규모가 뒷받침해주면 비용을 줄이고 궁극적으로 이익을 높이는 성장의 선순환 구조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는 “2000년대 초 인터넷 포털업계, 2010년 택배업계도 네트워크 확보 경쟁을 했고 대표 기업 몇 곳이 살아남았다. 현재는 이커머스 업계가 네트워크 규모를 키우고 있는데, 이는 업(業)의 특성상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합니다. 현재 물류산업의 발전 수준은 1~10점 가운데 중간 정도 왔으며,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어 앞으로 4~5년 안에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습니다.

“이커머스 물류산업의 본질은 지속적인 외부 투자 없이도 확보한 네트워크만으로 저절로 돌아가는 ‘플라이휠’(flywheel)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쿠팡도 차별화한 플라이휠을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다만 앞으로의 관건은 디지털 기술 기반의 데이터를 물류에 입혀 남들이 베낄 수 없는 경쟁력을 창출하는 게 가능한지 여부에 달렸습니다. 수십, 수백만 건의 배송 물량을 처리하면서 얻게 되는 다양한 데이터를 물류의 속도 등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데 사용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글로벌 물류산업 핵심 트렌드 2가지 “오프라인의 온라인 배송 거점화와 제조업의 유통업 진출”

송 교수는 쿠팡을 비롯한 국내 이커머스 물류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합니다. 눈여겨 봐야 하는 글로벌 시장으로는 유럽을 뽑았습니다. 유럽 연합(EU)으로 경제권이 통합되어 있는 만큼 국경을 뛰어넘는 크로스 보더(cross border) 이커머스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송 교수는 “유럽은 의외로 인구 밀도가 높은 편이라 전 세계에서 배송 속도가 가장 빠른 한국 이커머스가 도전해볼 만한 시장이며 아직 이커머스를 독점하는 기업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가 뽑은 글로벌 물류산업의 핵심 트렌드는 ‘오프라인의 재발견’입니다. 대표적인 기업 사례는 미국 월마트입니다. 월마트는 지난해 9월 무제한 무료 배송 서비스인 ‘월마트 플러스’를 출시한 데 이어 고객 집과 가까운 4700개 이상의 매장을 주문처리 센터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월마트는 오프라인 매장의 설비를 교체해 온라인 배송에 최적화한 거점으로 만들었습니다. 단순 생필품을 넘어 고객이 원하는 다양한 제품을 거점별로 관리하며 빠르게 배송합니다. 이 사례는 아직 초기 단계인 국내 퀵커머스 시장에 참고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둘째는 ‘셀러의 재발견’입니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는 수년 전부터 직접 제품 유통을 선언했어요. 3만 개에 달하는 유통 거래처를 40개사로 줄인다는 계획이에요. 앞으로 브랜드 파워가 있는 제조기업이 직접 유통에 직접 뛰어들 수 있는데, 유통기업 입장에서 고민거리는 ‘어떻게 셀러들의 브랜드 정체성을 살려주면서 동반 성장할 것인가’입니다. 직접 유통에 전면적으로 나서는 셀러들의 브랜드를 강화할 수 있는 유통 플랫폼 전략에 대해 연구해볼 가치가 있어요.”

송 교수는 평소 쿠팡 로켓배송을 자주 이용한다며 “여러 물류기업처럼 쿠팡도 차별화한 물류 시스템과 서비스 품질이 있습니다. 앞으로 이를 널리 알린다면 물류산업 전체의 경쟁력 제고와 동반 성장 기회로 이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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