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주택가에 ‘엘렌쥬얼리’라는 간판이 걸린 사무실은 다양한 디자인의 금반지로 번쩍였습니다. 조용일(36) 엘렌쥬얼리 대표와 직원들은 금반지를 포장해 리본을 묶고 있었습니다. 다섯 손가락에 하나씩 낄 수 있는 ‘체인반지’로, 체인 목걸이를 작게 잘라 반지로 가공한 제품입니다. “주문 건수가 하루 300건, 많을 때 1000건씩 들어옵니다. 연말 앞두고 주문이 폭주하고 있어요.”

14, 18k 금반지 등 수십가지 귀금속 제품을 파는 엘렌쥬얼리는 온라인 귀금속업계에서 ‘가성비 끝판왕’으로 불립니다. 대표 상품은 개당 가격이 1만5000원부터 시작하는 14~18k 체인반지로 매출의 50%를 차지합니다. 2017년 창업 첫해 매출 9000만 원을 낸 엘렌쥬얼리는 2018년 쿠팡 마켓플레이스에 입점하며 고속 성장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은 38억 원으로 창업 3년 만에 40배 이상 뛰었습니다. 올해는 매출 50억은 넘었고, 연말까지 60억 원 돌파가 예상됩니다.

폭발 성장의 계기는 쿠팡이었습니다. 창업 첫해 다른 온라인 채널에서 매출이 나지 않은 상황을 쿠팡 입점으로 돌파구를 마련했기 때문입니다. 제약회사 영업사원에서 쥬얼리 CEO로 변신한 그를 만나 성공 노하우를 들었습니다.

14k 반지가 1만5000원.. 금반지 거품을 걷어내고 아들과 아버지 모두 쿠팡에서 성장

“금반지를 이 가격에 살 수 있다니 가성비가 최고예요” “중량도 알 수 있어 정말 감동이에요”

쿠팡에 올라온 1500개가 넘는 엘렌쥬얼리 체인반지 상품평에는 이런 내용이 종종 올라옵니다. 엘렌쥬얼리는 귀금속 도매공장에서 만든 금 체인 목걸이를 반지 크기에 맞게 작게 재단해 가공합니다. 별도의 수공 작업이 필요 없어 반지당 30분 내에 제작이 끝납니다. 금 중량(0.07g~0.5g)에 따라 체인반지 가격대도 다양합니다. “귀금속 시장에서 14, 18k 반지가 주류입니다. 문제는 비싼 가격입니다. 저희가 만드는 금 체인반지는 가격 부담 없이 편안히 착용할 수 있어요. 얇고 부드러워 긁힐 위험이 없습니다. 어린아이 둔 주부들에게도 인기에요.”

그는 4년 전만 해도 체인반지는 온라인에서 개당 4~5만 원에 팔렸다고 했습니다. “온라인 귀금속 쇼핑몰의 유통과정은 복잡해요. 귀금속 공장→도매업체→소매업체로 유통되며 마진이 크게 붙습니다. 반면 저는 도매업체를 거치지 않고 공장에서 생산한 금으로 제품을 만들어 가격 거품을 대폭 줄였어요.”

체인반지를 만들기 위해 체인 목걸이를 사입하는 곳은 부친인 조원익(63) 씨가 30년간 운영 중인 귀금속 공장입니다. “부자지간이라고 해도 거래할 때 지킬 건 지킵니다. 시장 가격을 흐리면 안 되기 때문에 아버지가 오프라인 도매업체에 공급하는 가격대로 물건을 저도 사 와요.”

조 대표가 쿠팡에서 체인반지를 집중 팔기 시작한 2018년 입점 첫 달 매출은 44만 원. 고객 입소문이 퍼지면서 2019년 연말 월 매출 4000만 원을 찍은 뒤 현재 1~2억 원대로 성장했습니다. 쿠팡에서 판매되는 매출 비중은 창업 초기 70%를 넘기기도 했습니다. 조원익 씨는 창업 후 매년 매출 규모가 30~40억 원 수준에 그쳤지만 아들의 온라인 귀금속 비즈니스 성공으로 덩달아 공장도 성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IMF 같은 경제 위기를 지나며 창업 후 30년간 다양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런데 엘렌쥬얼리와 파트너십 관계를 맺으면서 저희 공장도 2017년 대비 현재 매출은 30~40%, 직원은 5명 늘었어요. 30여 년간 경험하지 못한 성장을 쿠팡 중심의 온라인 판매 비즈니스가 만든 겁니다. 처음엔 아들의 온라인 판매 창업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지금은 제가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제약회사 영업사원 거쳐 창업.. 쿠팡에서 만든 ‘가성비 금반지 혁신’

대학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한 조용일 대표는 한때 제약회사 연구원을 꿈꿨습니다. 그러나 2012년 부친 사업이 어려움에 봉착하자 제약회사 영업사원에 뛰어들었습니다. “경제적 절박함으로 대학교 4학년 때 바로 취업했고 주6일 서울과 수도권 병원을 뛰어다녔어요. 월급은 250만 원 선이었지만 기름값으로 100만 원을 썼어요.”

조 대표는 “사업을 도와달라”는 부친 부탁에 회사를 관두고 2015년 귀금속 공장에 합류했습니다. “수입은 여전히 똑같았어요. 아이 기저귀랑 분윳값으로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데 한번은 아내가 ‘카드값이 60만 원 모자란다’며 우는 겁니다. 창업을 결심했어요. 제 성격이 부모님께 손 벌리거나 빚지는 성격이 아니거든요.”

종자돈 300만 원으로 온라인 귀금속 판매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처음엔 체인반지를 안 팔았어요. 도매업체에서 사입한 목걸이와 각종 펜던트를 팔았습니다. 첫달 매출이 8만 원이었어요. 제품을 인터넷에 올리면 그냥 팔릴 줄 알았더니 전혀 노출이 안 되는 겁니다. 결국 신용대출이 3000만 원까지 늘어났어요.”

그는 위기를 타개할 쇼핑 플랫폼으로 쿠팡에 집중했습니다. 아이템은 체인반지. “2018년만 해도 쿠팡의 쥬얼리 카테고리는 초기 성장 단계였어요. 그런데 2030 여성들이 많이 몰리는 플랫폼인 만큼 공장에서 바로 떼어오는 목걸이 체인으로 가성비 금반지 생산을 늘리면 승산이 있겠다고 판단했어요. 이를 통해 고객 주문과 동시에 빠른 당일 배송을 시작했어요. 제품 수령에 1주일 걸리는 귀금속 업계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한 겁니다.”

저렴한 판매자 입점 수수료도 쿠팡의 강점입니다. “쿠팡은 다른 오픈 마켓에 비해 수수료가 쌉니다. ‘쿠팡에서 체인 반지를 4만 원이 아니라 2만 원에도 거뜬히 팔 수 있겠는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오픈마켓은 수수료가 높아 매출이 올라도 이익을 남기기 어려운 구조였어요.”

쿠팡에서 ‘세부 키워드’와 손편지로 고객 적극 유치..”초기 창업자에게 쿠팡이 유리해요”

쿠팡에서 성공하기 위해 그가 파고든 전략은 ‘세부 키워드’와 ‘손편지’입니다.

“쿠팡은 상품에 대한 세부 키워드를 20개까지 설정할 수 있어요. 다른 오픈 마켓은 10개 내외로 제한합니다. 판매자가 좋은 마케팅 키워드를 뽑을수록, 제품 노출이 잘 되는 구조인 것입니다. 시즌 공략이 중요합니다. 빼뺴로데이이면 ‘뺴빼로데이 쥬얼리 선물’ 크리스마스에는 ‘크리스마스 쥬얼리 선물’, ‘100일 기념 반지’, 날씨가 화창하면 ‘외출용 쥬얼리’ 같은 키워드를 씁니다. 한 달에 한번 모든 제품 키워드를 바꾸고 있어요.”

둘째는 손편지입니다. 제약회사 영업사원 시절, 만나주지 않은 의사, 병원장과 미팅을 성사시키기 위해 캔커피 밑바닥에 ‘오늘 하루 고생 많으셨습니다’라고 쓰며 설득한 영업 노하우를 접목했다고 합니다.

“쿠팡을 시작하면서 감사하는 마음을 담은 짧은 손편지를 모든 제품에 동봉해서 보내고 있습니다. 쿠팡은 고객 리뷰가 생명이고, 진성 단골 고객을 늘리면 성공하는 플랫폼입니다. 판매자가 ‘고객을 정말 생각한다’는 열정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그래서 창업 초기 직원 없을 때 새벽 2~3시까지 손편지를 썼어요. 결국 ‘내 돈 주고 내가 선물 받았다’ 같은 리뷰가 많아졌고 2~3번 이상 제품을 사는 단골이 늘었어요.”

조 대표는 “쿠팡 마켓플레이스는 ”초기 창업가가 연착륙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고 강조합니다. “쿠팡에서 추가 노출이 필요하면 광고를 편하게 사용할 수 있어요. 해당 제품에 대한 광고와 노출 영역에 대해 쿠팡이 최적화한 기술로 자동 매칭해준다는 장점이 큽니다. 다른 오픈 마켓은 광고 설정부터 노출 시간까지 일일이 판매자가 설정해야 하는 복잡함이 많습니다.”

한때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조 대표는 사업이 순항하면서 제약회사 시절 대비 월수입이 10배가량 뛰면서 2억 원이 넘는 주택담보대출을 갚았습니다. 현재 직원 수는 7명. 내년까지 5명을 더 고용할 예정이며 직원들에게 분기마다 성과급을 지급합니다. 그는 “대형 업체가 많은 귀금속 시장은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이지만 쿠팡에서는 품질만 좋다면 회사 규모에 상관없이 제품을 노출해 성장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제품 라인업을 24k로 늘리는 등 고객들이 사랑하는 회사로 키우겠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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