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에 언어는 잘했지만 수학은 겁나 못했어요” “쿠팡에서는 본인 업무에 충실하면 ‘칼퇴’가 가능해요”
쿠팡에는 ‘핵인싸’로 불리는 외국인 직원이 있습니다. 한국어를 포함해 5개 언어(영어∙중국어∙스페인어∙불어)에 능통한 그녀와 대화를 나누면 전라도 사투리 ‘겁나’라든지, 칼퇴근의 줄임말인 ‘칼퇴’같은 단어를 스스럼없이 들을 수 있습니다. 쿠팡 임플로이어 브랜딩(employer branding)팀의 안젤리나 와이드너(25∙Angelina Widener) 씨입니다.
프랑스 출신(미국 복수 국적)인 그녀는 지난 2019년 4월 인턴으로 쿠팡에 입사했고 4개월 만에 정규직 직원이 됐습니다. “인생 첫 직장이 쿠팡이에요. ‘신입사원’인 셈이죠. 매주 40시간씩 일하는 직장생활이 반복적이고 따분할 수 있잖아요? 그러나 쿠팡에서의 일상은 매일 다르고 새롭습니다.” 그녀는 왜 한국에 왔고 어떻게 쿠팡에 입사했을까요? 안젤리나 씨를 뉴스룸 팀에서 만났습니다.
각종 채용 설명회 다니며 인재 발굴 “유연근무제, 재택근무, 수평적인 근무문화 적극 알려요”
안젤리나 씨의 하루는 바쁘게 돌아갑니다. 임플로이어 브랜딩팀은 다양한 부서의 직원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콘텐츠를 발행해 채용을 돕는 것이 주된 업무입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 통역사, 재무담당자… 채용 수요가 있어 소셜미디어에 소개할 직원이나 직무가 있으면 쏜살같이 달려갑니다.
“지난 2년간 다양한 부서의 직원 수백여 명을 만났어요. 하루를 어떻게 시작하는지, 가장 흥미로운 업무가 무엇인지 물어봐요. 시간이 지나 직원들을 많이 알게 되면서 어느 순간 ‘OO 부서 사람을 소개해달라’는 타 부서 직원들의 요청을 받고 있어요. 직원과 직원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는 거죠(웃음)”
쿠팡에서 진행하는 각종 채용 설명회 자리에서도 그녀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그녀는 입사 이후 채용 수요가 높은 통·번역사와 개발자 채용 지원에 주력했습니다. 쿠팡은 전 세계 인재들이 한데 모여 일하는 회사인만큼 다양한 언어에 능통한 통역사가 필요하고, 국내 가장 많은 고객이 유입되는 쇼핑 앱을 운영하는 만큼 개발자 수요도 높은 편입니다.
“여러 대학교와 IT 관련 박람회 행사에서 개최할 채용 설명회를 실무 부서와 같이 준비했어요. 발표 자료 준비부터 발표에 나선 동료 직원들의 긴장을 덜어주는 일까지도 제 역할입니다. 쿠팡 지원자들이 가장 관심 갖는 건 역시 ‘워라밸’(work life balance)입니다. 이 부분을 적극 설명 드려요. 실제 쿠팡에선 유연근무제 기반으로 일하는 직원이 많아요. 예를 들어 자녀 등교를 시키고 조금 늦게 출근할 수 있고, 시차가 다른 해외 오피스 직원과 오전 일찍 회의를 하면 그만큼 빠른 퇴근도 가능해요.
재택근무도 자유롭게 사용하는 편이고 회사에선 직원이 각자 정한 ‘닉네임’으로 부르면서 수평적인 근무문화 속에서 일합니다. 쿠팡에 관심을 갖는 지원자 가운데는 프리랜서로 일해온 분들도 많아요. 그래서 글로벌 회사에서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장점을 많이 어필합니다. 실제 쿠팡에선 다양한 국적의 직원들과 일할 수 있습니다. 저도 제가 배운 언어를 번갈아 가며 해외 상주하는 직원들과 자주 소통해요.”
”아시아에 기회 있다”며 한국행…어려운 취업난 뚫고 쿠팡에 신입사원으로 입사
안젤리나 씨가 고국을 떠나 쿠팡에 입사한 계기는 유년 시절부터 이어진 아시아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합니다. 아시아를 누비며 기자로 일한 외할아버지 영향으로 유년 시절부터 아시아 문화를 쉽게 접했기 때문입니다. “외할아버지가 유년 시절 베트남에 살았어요. 자연스럽게 저희 가족도 아시아 문화를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었습니다. 불과 6살에 젓가락 사용법을 배웠을 정도니까요(웃음)” 그녀는 프랑스 국립동양언어문화대학교(INALCO)에서 중국어와 한국어를 복수 전공하고 한국에 왔습니다. 전남대에서 어학연수를 거쳐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 미디어 석사를 마쳤습니다. 샐러드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도 벌었습니다.
“학창시절부터 언어를 너무 좋아했어요. 자라면서 ‘성장하는 아시아에 기회가 있다’는 믿음이 생겼고 프랑스 회사 취업엔 관심이 없었어요. 그런데 언어를 공부하다 보니 한국어가 너무 재밌는 거에요. 당시 한국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을 보며 하루 5시간씩 공부했고 한국 유학을 결심했었어요.”
학업을 마친 안젤리나 씨는 한국에서 취업하면 다양한 언어 능력을 발휘할 장점이 있을 거라 확신했다고 합니다. “같이 한국어를 공부한 프랑스 친구들은 귀국했지만, 전 한국 취업을 목표로 남았어요. 하지만 취업 현실은 만만치 않았어요. 외국인 취업자는 대부분 경력자가 많기 때문이죠. 저도 50여 곳 지원했는데 답변받은 회사가 없었어요. 그때 쿠팡에서 면접 연락이 왔어요. ‘능숙한 한국어 실력을 바탕으로 열정적으로 일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이력서를 보고 관심을 보이신 거예요. 면접 때도 ‘기회를 십분 살려 좋은 인재를 발굴하겠다’는 제 진심을 보여 드리려고 노력했어요.”
결과는 합격. 그녀는 “합격한 순간, 쿠팡이 경험이나 경력보다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회를 준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처음에 “졸업하고 프랑스로 돌아오라”는 부모님도 딸이 쿠팡을 다니는 것을 자랑스러워한다고 하더군요. “프랑스에는 쿠팡처럼 빠르게 로켓배송 하는 기업이 없어서 처음에 깜짝 놀라셨어요. 그러나 지금은 그 누구보다 쿠팡 소식을 먼저 찾아보신답니다.”
꿈도 꾸지 못한 뉴욕 증시 상장부터 일본∙대만 진출…”도전과 혁신의 회사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싶다”
쿠팡에는 어떤 직원들이 채용되는 것일까요? 안젤리나 씨는 두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첫째, 아이디어에요. 아직은 다듬어지지 않은 나만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실현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이 입사합니다. 둘째, 일반적인 커리어 루트를 따라가지 않는다는 거예요. 많은 직장인들이 중소기업에서 시작해 대기업으로 가는 커리어 목표를 쫓아가잖아요? 그러나 쿠팡에 입사하는 분들은 일반적인 커리어 루트보다는, 회사의 미래 비전과 도전 가치에 더 매력을 느껴 입사합니다.”
매사에 열정적인 그녀는 지난 8월 탁월한 성과를 낸 팀에게 수여하는 쿠프라이즈(Couprize) 상을 받았습니다.
“처음 입사하면서 수백 건의 지원자 이력서를 초기 검토하는 작업을 맡았어요. 불과 2년 만에 쿠팡이 한국에서 가장 고용을 많이 하는 회사 중 하나로 성장했잖아요? 채용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 것 같아 뿌듯해요. 뉴욕 증시 상장을 경험한 건 정말 꿈을 꾸는 것 같았죠. 지난 2년간 새롭게 런칭한 쿠팡이츠와 쿠팡플레이가 빠르게 성장했고 일본과 대만에도 진출했어요. ‘아시아에 기회가 있다’고 한국행을 선택한 제 판단이 옳았다고 생각해요. 쿠팡의 비전에 관심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도전하세요.”
한국에서 산 지 5년째. 안젤리나 씨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순두부찌개입니다. 주말이면 서울 연남동이나 동진시장을 찾아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습니다. 삼겹살을 굽고 술 한잔 기울이는 한국 고유의 술 문화도 재밌다고 하네요. 그녀는 “앞으로 어떤 도전과 혁신을 할지 모를 쿠팡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