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은 라스트마일까지 직접 배달하니까 과잉포장이 필요없죠”


친환경 포장 프로세스 연구하는 쿠팡 패키징팀   

온라인쇼핑 시대에 포장재의 의미는 점차 달라지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배송하는 동안 제품을 보호하는 것이 우선시되었지만, 지금은 제품 보호와 동시에 과도한 포장을 줄여 환경을 보호하는 것도 중요해졌죠. 안전하지만 가벼운 포장이라니, 마치 따뜻한 냉커피 같이 불가능한 미션처럼 들리는데요. 이 불가능한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팀이 있습니다. 바로 쿠팡의 패키징 팀입니다.  


패키징 팀은 단순히 포장재 종류를 연구하는 팀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물론 포장재를 연구하는 것도 저희의 큰 임무 중 하나입니다.  쿠팡에서는 시금치, 계란 등 신선식품에서부터 각종 생필품, 가구, 가전 등 대형제품까지 다양한 제품을 직접 보관하고 판매하거든요. 입고된 포장 그대로 나가는 제품도 있고, 우리가 직접 포장하는 제품, 포장재를 회수해와야 하는 제품들까지 포장의 종류도 다양한데요. 다양한 제품 종류에 따라 포장재에서부터 포장 방법, 배송방법까지 통합적으로 고민하는 팀이죠.  

물론 제품을 안전하게 고객에게 전달해 고객 만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지만 동시에 포장재 부피 저감과 원재료 개선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고 환경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특히 쿠팡에서 배송되는 프레시 제품의 70%1는 프레시백이라고 부르는 재사용 보냉백을 사용하고 있거든요. 포장재 재사용을 위한 프로세스를 수립하고 운영하는 것도 저희의 역할입니다. 


End to end 자체 배송 시스템으로 전 과정 친환경 방식 적용 

그동안 쿠팡 포장재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온라인 쇼핑하면 보통 종이박스를 떠올립니다. 쿠팡도 처음에는 대부분의 제품을 박스포장해서 배송했어요. 현재는 전체 제품 중 20% 미만이 박스로 포장되고 나머지는 다양한 포장재로 배송되고 있습니다2.  

일반 온라인 쇼핑몰은 배송을 택배사에게 의뢰하니까 제품이 도중에 어떻게 취급될지 알 수 없어요. 그래서 두꺼운 상자에 완충재 등으로 과잉 포장해 제품을 보낼 수밖에 없죠. 하지만 쿠팡은 직접 배송하니까 라스트마일까지 제품을 안전하고 신중하게 취급할 수 있고, 그만큼 과잉 포장이 불필요해지죠. 그래서 얇은 비닐백에 제품을 담아 배송하는 ‘싱귤레이션’이라는 프로세스를 시작할 수 있었어요.   

저도 벽시계가 얇은 비닐에 담겨 온 걸 보고 놀란 적이 있어요. 깨지진 않았을까 걱정도 됐고요. 

싱귤레이션 프로세스는 제품을 얇은 비닐백에 포장한 다음 같은 지역에 배송되는 제품끼리 플라스틱 토트상자에 담아요. 이 토트들이 쿠팡카 옆면 지정된 공간에 나란히 적재되거든요. 안전한건 물론이고, 개별 제품들이 부피가 큰 상자에 담겨있지 않으니 한 번에 더 많은 상품을 배송차량에 적재할 수 있어요. 차량 운행량을 줄여 탄소발생을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이죠.  

포장재의 변화가 차량 운행량에까지 영향을 준다니 신기해요. 비닐백이나 종이상자도 점점 얇아지고 있다고 들었어요. 

같은 맥락이죠. 가볍게 포장해도 안전하게 배송할 수 있으니까. 제품 보호에 필요한 최소한의 경도를 계산해 중량을 낮추고 테스트를 거쳐 실제 배송에 도입했어요. 비닐 포장인 PB는 두께를 10% 가까이 줄였고, 박스도 최적의 강도와 제품의 온도유지를 가능하게 하는 조건에 맞춰 중량을 12% 감소시켰습니다. 이를 통해 연간 669톤의 플라스틱과 1533톤의 종이박스 사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해요. 이런 노력들이 친환경에 도움이 되지만 동시에 원가 절감에도 이득이 됩니다.    


비닐 포장재 두께 줄이고, 박스 최적 강도 찾아내 자원 절감  

장기적인 친환경 노력이 경영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니 놀라운데요. 

친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건 지속가능성이에요. 기업 성장을 위해 노력할 수록 환경에도 좋다는 건 두가지 목표가 상호 지속 가능하다는 의미거든요. 예를 들어 저희가 신선식품 배송을 위해 프레시백이라는 재사용 보냉백을 개발했어요. 보냉백을 개발하고, 이를 보관, 세척, 회수, 재사용하는 프로세스를 개발하고, 이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게 쉽진 않았죠. 쿠팡의 신선식품 하루 주문량이 엄청난데다 전국으로 운영하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 시스템이 한번 정착되고 나니 원가 절감에도 도움이 되더라고요. 프레시백은 계속해서 재사용 할 수 있으니까 한 번만 사용하고 폐기되는 종이상자나 스티로폼 박스를 구매하는데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었던 거죠. 

프레시백은 저도 매번 받고 있지만 정말 신세계에요. 일단 예쁘기도 하고, 식품을 꺼낸 뒤 문 밖에 두면 쿠친들이 수거해 가니까 편리하더라고요. 한편으론 운영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말씀드렸듯이 초반에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또 개선해나가는 과정이 있었어요. 쿠팡은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에 두려움이 없어요. 뭐든 좋은 아이디어라 생각하면 우선 수도권 지역에서 테스트를 해보고 개선 과정을 거쳐 전국으로 롤아웃하죠.  

프레시백 도입은 일반 포장재 개발과는 차원이 다른 과정이었어요. 보통 포장재는 한번 배송을 보내면 저희의 역할이 사라지는데, 프레시백은 저희가 다시 수거해와야 하잖아요. 재사용 하기 위해 꼼꼼한 세척도 필요하고, 다시 포장 코너로 옮겨야 하고. 물류센터와 배송 인프라를 직접 운영하는 쿠팡이 아니라면 하기 힘든 시도죠. 반대로 쿠팡은 이미 라스트마일 배송을 직접 하고 있으니까 회수 및 재사용 시스템 구축이 생각보다 복잡하진 않았어요. 현재 70% 가량인 신선식품의 프레시백 사용률을 80%가까이 올리는 것이 저희의 장기적인 목표입니다.  

그럼에도 배송에서 일회용 포장재를 사용을 완전히 없앨 순 없는데요. 이를 위한 대책도 있나요?  

말씀드렸듯이 포장재 중량을 줄여 배출되는 폐기물의 양을 근본적으로 줄이는 시도를 지속해서 하고 있고 성과도 내고 있어요. 비닐 포장재 성분도 플라스틱이 덜 포함된 재질로 변경하기 위해 여러가지 재료를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친환경의 핵심은 자원 순환에 있습니다. 재사용하거나 재활용해서 자원을 여러번 사용하면 폐기물 양도 줄이고, 제작에 드는 탄소 발생도 줄일 수 있죠. 최근 쿠팡이 집중하고 있는 것도 로켓프레시백 등을 통한 재사용과 폐기물 재활용이에요. 얼마전 LG화학과 MOU를 맺었는데요. 저희 물류센터에서 발생하는 비닐폐기물을 재활용해 비닐 포장재인 PB백을 제작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어요. 현재 샘플 제작이 진행되고 있는데 물류센터 테스트를 끝내고 시범 적용할 계획입니다. 성공한다면 폐기물을 없애면서 동시에 비닐백 사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쓰레기도 줄이고 자원 절감도 할 수 있겠네요. 

그렇죠. 장기적으로는 저희 FC에서 발생하는 폐비닐뿐만 아니라 고객에게 배송된 포장재나 완충재 등도 수거해 재활용하는게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일회용 포장재 발생을 완전히 줄일 순 없겠지만 지속적으로 자원 순환 정책을 이어나가면 환경적으로나 경영적 측면에서나 큰 성과가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재사용과 재활용, 쉽지 않은 도전이 되겠네요.  

한번 배송하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포장재라는 자원을 계속해서 순환시켜야 하니까 쉽지 않죠. 하지만 쿠팡은 End-to-End, 즉 주문이 들어오는 순간부터 고객 집 앞에 배송되는 순간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운영하니까 이러한 도전이 가능할 수 있어요.  

장기적으로는 이커머스 전체가 이런 자원 순환의 트렌드로 변화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로켓프레시백 등 재사용 및 재활용 트렌드를 주도하는 쿠팡의 역할이 더욱 커질것으로 생각합니다. 패키징팀의 역할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 사명감도 큽니다.  


  1. 쿠팡, 2021년 12월 기준
  2. 쿠팡, 2021년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