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럭셔리와 사용자 친화, 얼핏 동떨어진 말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럭셔리 쇼핑 앱도 충분히 사용자 친화적일 수 있습니다. 럭셔리 뷰티·패션 버티컬 서비스 R.LUX(알럭스)는 이제 뷰티를 넘어, 의류, 슈즈, 액세서리 등 럭셔리 시장 전반을 아우르게 됐습니다. 지난 3월에는 ‘iF 디자인 어워드 2025’에서 사용자 경험(UX) 부문 본상을 받았고요. 럭셔리 쇼핑 앱, R.LUX의 디자인 과정을 문제, 해결, 결과 순으로 살펴봅니다.
문제: 시공간의 초월과 럭셔리한 경험, 모두 잡을 순 없을까?

‘지금의 럭셔리 쇼핑 경험이 진짜 완성형일까?’ R.LUX(이하 알럭스)는 이런 질문으로 시작했습니다. 기존 럭셔리 커머스는 온·오프라인 마다 각각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프라인 구매처에서는 시공간의 제약을 받았고, 온라인에서는 오프라인에서만큼의 호화로움은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과거 쿠팡에도 ‘로켓럭셔리’라는 럭셔리 뷰티 서비스가 있었습니다. 알럭스의 전신입니다. 하지만 쿠팡에서는 럭셔리 상품도 생필품과 한 공간에 놓이고, 개당 가격과 할인율 위주로 상품 정보를 노출합니다. 일반적인 상품 판매에는 효과적인 장치들입니다. 하지만 럭셔리 상품 판매는 일반적인 논리로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로켓럭셔리 운영으로 얻은 인사이트들은 새로운 럭셔리 쇼핑 앱의 탄생으로 이어졌습니다.
해결: 브랜드에 집중하다
알럭스 팀은 문제를 파악한 뒤, 럭셔리 브랜드만을 위한 새로운 디자인에 돌입했습니다. 해결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뉩니다. 고객 경험과 브랜딩입니다.
1. 고객 경험

럭셔리 쇼핑 경험에는 브랜드가 상품만큼이나 중요합니다. 알럭스의 모든 디자인은 이 믿음 아래에서 이뤄졌습니다.
럭셔리 상품 쇼핑 시, 사람들은 브랜드명과 상품 종류를 나란히 검색하곤 합니다. ‘립스틱’이 아니라 ‘OO 립스틱’ 같은 식으로요. 이런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알럭스 팀은 입점 럭셔리 브랜드들이 돋보일 수 있게 서비스를 디자인했습니다.

그 장치 중 하나가 브랜드숍입니다. 알럭스에선 브랜드마다 자신만의 브랜드숍을 가질 수 있습니다. 브랜드 소개, 디스플레이 스타일, 영상 등을 원하는 대로 설정해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공간입니다.
또한, 고객에게 필수적이지 않은 정보는 화면에서 최대한 제거했습니다. 상품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요. 구매를 유도하는 과한 장치는 알럭스에서 찾아볼 수 없습니다.
쇼핑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모션도 활용했습니다. 브랜드숍에 들어가면 최상단 대표 이미지가 미세하게 줌인 됩니다. 스크롤을 내리면,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상품이 떨어지듯 화면이 바뀌고요. 이렇듯 우아한 움직임을 만들어 지루하지 않은 쇼핑 환경을 구현했습니다.

마케팅 과정에서도 일관성이 유지할 수 있게 별도 가이드를 마련했습니다. 마케팅용 배너 디자인 가이드와 커뮤니케이션 가이드를 만들고, 자주 잘못 사용되는 용어나 사례 등도 정리했습니다. 교육 세션도 가졌습니다. 광고 배너, 기획전 등 마케팅 영역을 고객이 브랜드를 만나는 첫 번째 접점으로 여기고, 그 순간에도 럭셔리 브랜드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전달하기 위해서입니다.
2. 브랜딩

꾸준히 감도 높은 경험을 제공하는 방법도 고민했습니다.
현대적이고, 대담하며, 영감을 주는. 알럭스의 세 가지 디자인 원칙입니다. 관습적인 럭셔리를 지양하고, 간결하게 디자인하며, 끊임없이 변화하자는 의미입니다. 이런 디자인 원칙은 서비스 범위를 확장하거나 담당 디자이너가 달라지더라도 일관성 있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합니다.
디자인 원칙에 따라 ▲컬러, ▲폰트, ▲앱 아이콘, ▲그래픽 등 서비스를 구성하는 수많은 요소가 탄생했습니다.

특히, 로고에서 알럭스 팀의 치열한 고민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알럭스는 브랜드명이 텍스트로 드러나는 워드마크 디자인 과정에서 딱 4자, R, L, U, X만 디자인하지 않았습니다. 알파벳 26자를 모두 디자인했습니다. 최적의 조형미를 담기 위해서입니다. R.LUX라는 이름을 결정할 때도 사용자 인터뷰를 여러 번 진행했습니다. R.LUX가 알럭스로 읽힐 수 있게요. 이런 노력 끝에 알럭스 워드마크의 모든 활자에서는 동일한 시각 언어를 느낄 수 있습니다.
입점 브랜드에 대한 존중도 브랜드 가이드에 담았습니다.
대표적인 예시가 색깔 사용입니다. 알럭스는 검은색과 흰색, 즉 중립적인 색으로만 서비스가 꾸며져 있습니다. 서비스 자체보다는 다채로운 각각의 브랜드가 더 돋보이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파트너인 럭셔리 브랜드와 서비스 이름을 병기하는 상황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경우, 알럭스에서는 R.LUX 워드마크를 뒤에 배치합니다. 파트너 브랜드들을 더 조명하려는 알럭스만의 원칙입니다.

브랜드 보이스에 대한 기준(Tone of Voice)도 새롭게 잡았습니다. 간결하고 명확하게, 진정성 있는 어조로, 존중을 담아, 영감을 주는. 이 네 기준에 맞춰 알럭스 팀은 사려 깊게 소통합니다. 고객과 브랜드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담아서요.
무심코 지나치는 표현에서도 브랜드 보이스가 잘 드러납니다. 이를테면, 쿠팡에서는 ‘장바구니’라는 표현을 사용하지만, 알럭스에서는 ‘쇼핑백’이라고 합니다. 알럭스에서는 할인 키워드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럭셔리 상품을 사는 고객은 저렴한 가격보다 브랜드 정체성과 상품의 가치에 집중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고객 특성을 반영한 전략입니다.
결과: iF 디자인 어워드 수상부터 일관된 브랜드 경험까지

이렇듯 알럭스는 기능적 요소, 그래픽, 패키지까지 모두 하나의 경험으로 느껴질 수 있게 다방면으로 준비했습니다.
그 결과, 알럭스는 지난 3월, ‘iF 디자인 어워드 2025’에서 사용자 경험(UX) 부문 본상을 받았습니다. 독일 ‘인터내셔널 포럼’이 주관하는 이 어워드는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로 꼽힙니다. 서비스 출시 이후, 구매 전환, 매출, 주문수 등 주요 지표도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럭셔리 브랜드에서도 긍정적인 피드백을 전하고 있고요.
알럭스 팀이 말하는 다른 유의미한 변화는 일정한 디자인 품질입니다. 브랜드 가이드 배포 이후, 알럭스의 톤앤매너에 맞는 결과물이 각기 다른 팀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추가 검수 없이도 일관된 모습을 보이고 있죠. 지속가능한 디자인 시스템 구축에 성공했다는 의미입니다.

“R.LUX는 고객이 원하는 브랜드와 상품을 더 쉽게 발견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 동시에, 상품을 받아보는 순간까지 만족감을 제공합니다.”
알럭스 브랜드 가이드를 여는 문장입니다. 고집스러울 정도로 고객만을 생각하는 문화에서 피어난 알럭스의 디자인. 이덕에 우리는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만 했던 것들도 이제 누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범위는 파우치 안을 넘어 옷장으로, 집 전체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더로우, 르메르, 톰포드 등 수많은 파페치 입점 브랜드들을 알럭스에서도 만나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쉽고 편하게 만나는 내가 찾던 럭셔리, 알럭스를 아래 링크를 통해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