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물류센터 알바’ 여름 근무 체험기

쿠팡 뉴스룸에서 고객분들이 가장 꾸준히 찾는 콘텐츠 중 하나는 지난 2021년 발행된 <국민 부업 ‘쿠팡 물류센터 알바’에 도전해 봤습니다>입니다. 여름을 맞이해 쿠팡 뉴스룸 팀이 다시 물류센터를 찾았습니다. 쿠팡 물류센터의 근무 환경은 3년 전과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쿠팡 뉴스룸 에디터의 쿠팡 인천14센터 일일 근무기를 정리했습니다.

에디터의 느낀 점 요약

  1. 급여는 당장 다음 날 밤 10시까지 입금된다. 정말 빠르지 아니한가?! 단, 주말 근무는 월요일까지 급여가 들어온다. 대학생 때 알았다면 도전해 봤을 것. (다만, 본인은 따로 월급을 받기 때문에 일당은 받지 않았다.)
  2. 인천14센터만 셔틀버스 노선이 10여 개 정도로 많다. (왕복 무료)
  3. ‘물류센터에 나 같은 20대 젊은층은 별로 없지 않을까?’ 했는데, 편견이었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다양한 연령층이 물류센터에서 일 하고 계셨다. 나도 열심히 살아야지.
  4. 천장형 에어컨을 사진으로 봤을 때는 ‘시원할까?’ 싶었는데, 일해보니까 이거 진짜 시원하다. 습도와 체감온도는 생각보다도 더 큰 연관이 있는 것 같다. (+ 무료 제공되는 아이스크림과 얼음물은 확실했던 작은 행복)
  5. 개인적으로 기술에 대한 꽤 굳은 믿음이 있는데, 물류센터에서도 자동화 장비들로 인해 기술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로봇 최고!

~ D-Day | 출근 전

쿠팡 물류센터 근무를 마음먹었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쿠펀치’ 앱 다운로드입니다. 쿠펀치는 업무 신청, 출근 확인, 전자근로계약서 확인 등 여러 행정업무를 할 수 있는 앱입니다.

저는 바다가 보인다는 인천14센터 주간 조 OB(Outbound, 출고 업무)로 출근을 신청했습니다.

업무 신청을 하며 처음 쿠팡에 입사했던 3년 전 생각이 났습니다. 그때 처음 쿠펀치 앱을 깔았었는데, 앱 사용성이 많이 개선됐더군요. 특히 출근지를 선택하는 단계부터 물류센터별 예상 일급과 집에서의 거리를 비교해 볼 수 있어 편했습니다.

희망 업무 일시, 업무 종류, 출근 물류센터, 셔틀버스 탑승 정류장 등을 선택하면 업무 신청 끝. 희망 출근일 하루 전인 7월 3일 수요일, 확정 연락을 받았습니다.

08:00 ~ 10:30 | 온보딩과 안전교육

인천14센터 전경
인도인접장 전경

인천14센터 주간 조는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입니다. 제시간에 도착하려면 저는 새벽 6시에는 셔틀버스를 타야 합니다. 아침잠이 많아도 어쩌겠나요. 부지런히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오전 8시, 사전에 안내받은 대로 쿠팡 인천14센터 9층 인도인접장에 딱 맞춰 도착했습니다. 인도인접장은 출퇴근 확인과 온보딩이 진행되는 공간입니다. 쿠펀치 앱으로 출근 확인을 한 뒤, 간단한 건강확인서 작성, 짐 보관, 안전화로 갈아신기까지 마치고 대기하면 됩니다. 그런데 어라? 안전화가 어딘가 예전보다 편해진 느낌이 듭니다. 직원분께 여쭤보니 제가 고른 안전화가 최신 버전이라고 하시네요.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안전화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하고 있고, 살균•소독 등의 처리도 진행된다고 합니다. 운이 좋았습니다.

온보딩 시간에는 급여 입금 시기, 주휴수당 지급 기준, 조퇴 규정 등 급여에 대한 세부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설명을 들으며 놀랐던 점은 당장 다음 날까지 일당이 지급된다는 점이었습니다. 다음 날 22시까지 입금이 안 되면 연락하라니. 대학생 때 알았으면 한 번쯤 도전했겠다 싶었습니다.

그 다음은 안전교육입니다. 안전교육은 사내 보안규정 설명 – 직장 내 성희롱 방지 교육 – 산업안전보건 교육 순서로 진행됩니다. 특히, 산업안전보건 교육 시간에는 토트 박스는 어느 방향으로 들어야 안전하게 들 수 있는지, 롤테이너와는 어떻게 떨어져 걸어야 하는 지 등 실용적인 조언을 받았습니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몸풀기 체조도 이 시간에 진행됐습니다.

10:30 ~ 11:20 | 업무 교육

오전 10시 반 조금 안 된 시간, 이때부터 본격적인 일 시작입니다. 안전교육 이수 서류에 서명하고 공정별로 모여 물류센터 내부로 이동했습니다.

이날 제가 배정받은 업무는 출고 업무 중에서도 상품을 포장하는 일이었습니다. 인천14센터는 자동포장기계인 오토 배거(Auto Bagger) 가 설치된 곳입니다. 오토 배거가 라벨 인쇄 및 부착, 포장재 개봉 및 봉인을 대신해 주니 저는 집품하고 포장하는 데에만 집중하면 됩니다.

오토 배거는 포장 작업을 쉽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해주었고 , 자리마다 천장형 에어컨이 설치돼 더위 문제는 없었습니다. 장마 기간이라 괜찮을 거라고 예상하긴 했지만, 혹시나 하고 졸였던 마음은 자리에 투입돼 일하자마자 무색해졌습니다. 3년 전에는 없었던 이 에어컨 덕분에 일하는 내내 쾌적하게 업무에 임할 수 있었습니다. 시원하더라고요. 근무자들의 작업환경 개선을 위해 고심한 흔적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11:20 ~ 12:20 | 점심시간

오토 배거를 붙잡고 조금 적응하려니 이내 점심시간이 됐습니다. 물류센터에서는 돌아가면서 밥을 먹는데, 저는 11시 20분부터 식사 시간이었습니다. 식당이 오전 11시에 문을 여니 식사 시간이 빠른 조에 배정받은 셈입니다.

점심은 무료였고, 메뉴 4가지 중에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이날은 닭볶음탕과 가츠동이 나왔는데, 둘 다 당기지 않으면 라면이나 샌드위치를 먹을 수도 있었습니다. 저는 빨리 먹고 휴게실 구경하고 싶어 라면을 선택했는데요. 후루룩 라면을 먹은 다음 재빨리 휴게실로 향했습니다. 휴게실은 식당과 가까운 쪽에 위치해있었는데 동선을 고려한 흔적이 엿보였습니다.

‘와 여기는 쌀쌀하네.’ 처음 휴게실에 들어가서 든 생각입니다. 에어컨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일부러 에어컨 바람이 덜 오는 구석 자리 의자에 누워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쉬었습니다. 오전에 한 일이 별로 없다고 생각했는데 오랜만에 일찍 일어나니 피곤하긴 했나 봅니다. 휴게실 창문 너머로는 인천 앞바다가 훤히 들여다보였습니다.

12:20 ~ 18:00 | 근무

쉬다 보니 어느덧 복귀시간. 물류센터 내부로 들어가며 입구 냉장고를 들렸습니다. 쿠팡 물류센터에서는 여름이 다가오면 곳곳에 얼음물을 비치합니다. 직원들은 얼마든지 가져갈 수 있고요. 오전 안전교육 때, 안전상 불투명한 텀블러는 반입이 안된다는 말을 들었는데 공정 내 곳곳에 얼음물이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대형 선풍기도 복도에 설치돼 있습니다.

자리를 잡고 다시 일을 시작했습니다. 바코드 스캔을 위한 장치와 자동화 설비 등을 작동시켜 송장을 발부하고 포장재에 넣었던 것 같네요. 초반에는 자동화 설비가 익숙치 않아 여러 번 직원분을 찾았는데, 대여섯 번 오류를 경험해 보니 혼자서도 해결하는 방법을 터득했습니다. 그때부터 속도가 붙었습니다.

쿠팡에서는 상품을 담는 플라스틱 상자를 ‘토트’라고 부르는데, 처음에는 10분이 넘도록 토트 하나를 처리 못했습니다. 주변 분들은 다 잘만하시는 데 왜 나만 자꾸 이럴까 싶더라고요. 그러나 해보다보니 이것도 다 노하우가 있었습니다. 손에 익으니 5분 내에 토트 하나씩은 끝냈습니다.

바코드를 계속 찍어서일까요? 혼자서 처리하는 업무가 많다보니 대인 스트레스가 생기지 않더라고요. 혼자서 집중할 수 있는 업무를 선호하는 분들에게 인기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후 5시 45분, 오후 조 분들이 교대하러 오시면서 하루 근무가 마무리됐습니다.

18:00 ~ | 퇴근

퇴근 처리는 신발 갈아 신고, 짐 싸고, 쿠펀치 앱으로 퇴근 확인 및 사물함 키를 반납하면 끝입니다. 다들 무료로 제공되는 아이스크림 하나씩 물고 퇴근하시길래 저도 하나 물었습니다. 일 끝나고 먹는 아이스크림은 달았습니다.

오후 6시 20분, 물류센터에서의 하루는 3년 전과 동일하게 편안하게 귀가할 수 있게 해주는 셔틀버스에 탑승하며 이렇게 마무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