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잘 사주는 힘센 누나” 쿠팡 역도 임기묘, 스페셜올림픽 4관왕

쿠팡 장애인 선수단 스페셜 올림픽 역도 금메달리스트 임기묘

울산 동구 동부동엔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사랑을 받는 ‘힘 좋은 쿠팡 선수’가 있습니다. 무거운 짐을 든 어른을 보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사람, 바로 역도 금메달리스트 쿠팡의 임기묘(27) 선수입니다.

지난 6월 16일부터 25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발달장애인 스포츠 축제가 열렸습니다. ‘2023 스페셜 올림픽 하계대회’입니다. 올해로 16번째를 맞이한 이번 스페셜올림픽엔 총 190개국에서 9,000여 명의 선수가 참가했습니다.

우리나라는 12개 종목에 152명의 선수가 출전해 금 25개, 은 23개, 동 17개 등 총 64개의 메달을 획득했습니다. 쿠팡의 임기묘 선수는 무려 4개의 메달을 보탰습니다. 참고로 스페셜올림픽은 결과보다는 도전에 의미를 두는 대회이기 때문에 국가 순위는 발표하지 않습니다.

울산 동구 전하동 전하체육관에서 임기묘 선수를 만났습니다. 11월에 열리는 2023 전국장애인 체육대회에서 또다시 인간의 한계를 들어 올리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임기묘 선수가 2023 베를린 스페셜올림픽 역도 여자 – 84kg 급에 출전해 바벨을 들어올리고 있다.

임기묘 선수는 2023 베를린 스페셜올림픽 역도 여자 – 84kg 부문에 출전해 4관왕을 휩쓸었습니다. 파워리프트 스쿼트 117.5㎏으로 1위, 데드리프트 122.5㎏으로 2위, 벤치프레스에서는 45㎏으로 3위를 기록해 금, 은, 동메달을 획득하고, 총합계로는 285kg을 들어 올려 종합순위 2위로 은메달의 쾌거를 이뤘습니다.


장애인 역도 종목

파워리프트 – 스쿼트(squat)

선수는 바를 목과 등 사이에 올린 후 바로 선 자세에서 주심의 시작 신호 이후 엉덩이가 무릎 아래까지 내려가는 자세로 앉아서 일어난다.

파워리프트 – 데드리프트(deadlift)

선수는 양손으로 바를 잡고 주심의 신호 없이 바를 다리 위로 무릎과 허리가 펴지게 들어 올린다.

벤치 프레스 – 파워리프팅(Powerlifting)

선수는 머리 몸통(엉덩이 포함) 다리 및 양 뒤꿈치를 벤치에 올린 후 양 집게손가락 사이 폭은 81cm를 초과하지 않게 바를 잡고 주심의 시작 신호 이후 선수는 바를 가슴까지 내려야 하고 가슴에서 움직이지 않고 1초 정도 멈추었다가 위로 들어 올린다.

출처 : 대한장애인역도연맹


쿠팡 장애인 선수단 스페셜 올림픽 역도 금메달리스트 임기묘
울산 동구 전하체육관에서 임기묘 선수가 데드리프트 동작을 시범해 보이고 있다.
임기묘 선수가 벤치프레스로 몸을 풀고 있다.

임 선수는 18살인 고등학교 2학년 때 역도에 입문했습니다. 그리고 그 해 전국장애인 체육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임 선수의 가능성을 알아본 황희동 울산장애인체육회 역도부 감독은 “일반 실업팀과 같은 고된 훈련을 성실하게 수행하고, 항상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고맙다”고 전했습니다.

2022년 8월에는 쿠팡 장애인 선수단에 입사했습니다. 주 4일 하루 4시간 훈련(근무)이 기본이지만, “운동선수는 하루라도 운동을 하지 않으면 근육이 빠진다”며 매일 체육관으로 출근합니다. 늘 스쿼트 300회를 시작으로 몸을 푼다는 임 선수는 역도를 시작한 후 훨씬 긍정적인 성격이 되었답니다. “허벅지 근육 때문에 몸에 맞는 옷이 없어 XXL 사이즈 운동복만 입고 다니지만 건강한 몸을 갖게 돼서 좋다”며 호탕하게 웃습니다.

쿠팡 장애인 선수단 스페셜 올림픽 역도 금메달리스트 임기묘 선수가 손을 털고 있다

임 선수는 이번 스페셜올림픽에서 파워가 좋은 어린 선수들을 보며 세계 무대가 만만치 않음을 느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계속 기록에 도전해서 4년 후 다시 열리는 올림픽에서는 스쿼트뿐만 아니라 데드리프트, 벤치프레스에서 모두 금메달을 가져오고 싶다”고 당차게 얘기했습니다.

30대 이후의 삶도 준비 중입니다. 역도는 선수 생명이 짧기 때문입니다. 임 선수가 들려준 야무진 속내는 바로 ‘마사지 자격증도 가진 스포츠 지도자’가 되는 것입니다.

“후배들이 운동하다가 어깨가 뭉치면 제게 와요. 제가 마사지를 해주면 바로 풀린대요. 도움을 줄 수있는 사람이 되어서 참 기분이 좋아요. 함께 운동하는 역도 후배들을 잘 이끌고 주고 맛있는 것도 많이 사줄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어요.”

임 선수의 아버지 임병칠 님은 쿠팡 뉴스룸에 애틋한 말씀을 전해주셨습니다.

“딸이 어릴 때부터 스포츠에 관심이 많았지만 역도 선수가 될 줄은 몰랐습니다. 우연히 시작한 역도가 진로가 돼서 쿠팡에 취업도 하고 국제 대회에 나가 1등을 하니 참 대견합니다. 이젠 길에 지나가는 쿠팡카만 봐도 인사를 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우리 기묘가 쿠팡에서 좋은 미래를 꿈꿀 수 있길 바랍니다.”

쿠팡에서 받은 트로피를 든 2023년 베를린 스페셜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임기묘 선수

쿠팡은 2019년 장애인 선수단을 창단해 꾸준히 운영 중입니다. 급여는 물론 단체보험, 경조사 지원, 각종 임직원 복지혜택 등을 통해 선수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2023년 9월 현재는 전국 69명의 선수들이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에 소속돼 훈련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쿠팡은 장애인 선수들이 운동을 지속하며 이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서 자립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