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오후 2시, 경기 김포 한강신도시 외곽의 한 식당거리. 대로변에 있는 돈가스 맛집을 지나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니 건축학 교과서에 나올 법한 그림 같은 건물이 등장했습니다.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 하우스를 연상케 하는 유려한 곡선을 가진 이 건물은 콘서트장도, 미술관도 아닙니다. 국내 보호필름 업계 점유율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는 기업 ‘폰트리’의 본사 사옥입니다.

지난 2012년 창업한 폰트리는 IT 전자기기를 포함해 손목시계, 자동차 등 다양한 생활 제품을 흠집 및 충격에서 지키는 보호필름을 만드는 업체입니다. 대표 브랜드인 ‘힐링쉴드(Healing Shield)’는 휴대폰 액세서리에 대해 관심이 있는 소비자들에게 이미 널리 알려진 이름입니다.

2017년 처음 로켓배송 업체로 입점한 폰트리는 쿠팡에 들어온 이후 매년 보호필름 카테고리 매출 1위를 지키며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창업 첫 해에 연 매출 2억 원을 낸 폰트리는 2020년 매출 145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연 매출 200억 원을 처음으로 돌파했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창업 약 10년만에 매출 100배 성장이라는 놀라운 기록 달성을 앞두고 있는 것입니다.

쿠팡에서의 폭발적인 성장을 발판삼아 첫 사옥을 마련한 폰트리는 앞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입니다. 지난 10년간 보호필름 한 우물만 파온 폰트리 창업자 김철주 대표를 만나 성공 스토리와 구체적인 목표를 들어봤습니다.

김철주 폰트리 대표

“보호필름 산업 급성장에 로켓배송 도움 컸다”

1977년생인 김 대표는 폰트리 창업 이전 액정보호필름 제조회사 영업부에서 7년간 근무하며 경력을 쌓았습니다. 2010년대 초 당시 스마트폰이 빠르게 보급되는 모습을 보면서 보호필름 산업의 확장성과 성장성을 보고 폰트리를 창업했습니다.

김 대표의 예상대로 휴대폰 액세서리 및 보호필름 시장은 꾸준히 성장했습니다. 그는 “어느 순간부터 휴대폰 액정은 길거리에서 사면 된다, 대리점에서 공짜로 주는 것을 사면 된다는 식의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었다”며 “지금은 스마트폰을 사면 어떤 필름을 쓰는지에 따라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쓸 수 있고 제품 수명도 늘어난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유행 이후 온라인, 특히 쿠팡에서의 매출이 더욱 빠르게 뛰기 시작했습니다. 폰트리가 2021년 3분기 쿠팡에서 기록한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1% 증가했습니다. 전체 매출 중 쿠팡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40%까지 늘어났습니다.

이와 같은 보호필름 시장의 성장을 부추긴 것은 “최고의 배송속도를 자랑하는 쿠팡의 로켓배송”이라는 것이 김 대표의 분석입니다. 최대한 빠르게 배송을 받고 제품에 부착하고 싶어하는 보호필름 수요층의 요구에 부합할 수 있는 유일한 서비스가 바로 로켓배송이기 때문입니다.

“요즘 소비자들은 새로운 전자기기를 구매하면 일단 보호필름부터 붙입니다. 흠집이 생기는 것을 막아 중고가격을 ‘방어’하기 위해서죠. 그래서 보호필름은 우유나 채소 같은 신선식품처럼 필요할 때 빠르게 받을 수 있어야 해요. 이른 아침에 주문하면 당일 저녁에도 받아볼 수 있는 쿠팡 로켓배송은 이와 같은 보호필름 구매자의 소비패턴을 제대로 공략할 수 있는 대한민국에서 유일한 판매 채널입니다. 쿠팡이 보호필름 산업의 성장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힐링쉴드 대표 제품들의 모습

중국산은 절대 못 따라오는 기술력

힐링쉴드 필름은 쉽게 흠집이 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김 대표는 “폰트리가 취급하고 있는 모든 원단은 경쟁사 대비 스크래치 강도, 부착의 편리성 등에서 월등하다”며 품질에 대해서 자신했습니다.

폰트리 제품의 높은 품질을 증명하는 대표적인 제품은 ‘종이질감 강화유리’입니다. 태블릿과 일부 노트북 제품을 대상으로 출시되는 이 제품은 필름 질감이 종이처럼 까끌까끌합니다. 그래서 애플펜슬 등 디지털 펜 이용자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합니다. 종이에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쓸 때와 비슷한 필기감을 주기 때문입니다.

종이질감 강화유리는 폰트리가 자체 개발한 제품이며 100% 국내 생산됩니다. 오랜 기간 보호필름 연구개발에 전념한 덕분에 다른 업체들은 쉽게 따라오기 어렵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입니다.

“폰트리의 제품 경쟁력을 중국 업체들도 못 따라오고 있습니다. 보호필름 업계 1세대 멤버들이 연구소, 기술 영업, 오프라인 영업, 온라인 영업, 경영 기획 등 회사 전반에 걸쳐 있기 때문이죠. 회사 전체 인력의 10% 정도를 연구인력으로 두고 있습니다.”

종이질감 강화유리가 부탁된 태블릿PC 사진
힐링쉴드 제품 품질에 대한 칭찬이 넘치는 쿠팡 제품후기란

손목시계부터 라이터까지…신시장 직접 개척

품질뿐만 아니라 방대한 상품 구성도 폰트리의 차별적인 경쟁력입니다. 폰트리가 판매하는 보호필름 상품은 IT, 액세사리, 자동차, 생활용품 등의 다양한 카테고리를 아울러 무려 3만8000여 종에 이릅니다.

폰트리 공동창업자이자 제품개발을 총괄하는 김묵석 경영기획부장은 “보호필름 제품 수 기준으로 폰트리는 국내 1위일 뿐만 아니라 감히 전 세계 1위 업체라고 자신한다”며 “이처럼 많은 종류의 제품을 갖춰 놓은 이유는 ‘고객이 필요로 하는 보호필름은 무엇이든 갖추고 있겠다’는 모토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구형 모델을 꾸준히 이용하는 소비자를 위해 출시한 지 오래된 제품도 웬만해서는 단종시키지 않습니다. 일례로 현재 폰트리에서는 2010년에 출시된 애플 아이폰4 액정 보호필름도 만들고 있습니다.

아예 고객이 원하는 보호필름을 맞춤 제작해주는 프로그램까지 있습니다. 국내 미출시 상품이나 해외에서 직구한 상품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맞춤제작 신청을 하면 무상으로 사이즈를 계측하고 제품을 만들어서 보내줍니다. 일례로 앞부분이 자개로 장식된 희귀한 듀퐁 라이터를 위한 보호필름도 맞춤 제작해 준 사례가 있습니다. 김 부장은 “맞춤제작 프로그램을 써보고 만족한 고객분들이 좋은 입소문을 내 주시면서 힐링쉴드의 브랜드 가치도 더욱 올라갔다”고 말했습니다.

폰트리 제품을 소개하고 있는 김묵석 부장(좌)과 임재용 팀장

“꿈꾸던 사옥 완공됐을 때 가장 행복했죠”

쿠팡과 함께 빠르게 성장한 폰트리는 재작년 김포 한강신도시에 첫 사옥을 완공했습니다.

사옥 건립에 나선 가장 큰 이유는 ‘출퇴근 복지’ 때문입니다. 김 대표를 포함한 임직원들 대부분은 김포시 주민입니다. 서울 신길동에 사무실을 두던 시절에는 대부분 임직원이 편도 1시간 30분 거리를 매일 출퇴근해야 했습니다.

김 대표는 “사옥이 완공됐을 때가 회사 창립 이후 가장 기뻤던 순간”이라며 “직원들이 출퇴근에 시간을 허비하지 않아도 돼서 좋다고 말할 때 가장 뿌듯하다”고 말했습니다.

매출이 상승하고 직원 수가 늘어나면서 더욱 좋은 근무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습니다. 쿠팡에 처음 입점한 시기인 2017년 당시 폰트리 직원 수는 30명이었지만 지난해에는 50명을 넘겼습니다. 이에 고용노동부에서 청년고용친화기업 표창을 받기도 했습니다.

김 대표는 “간식 및 점심 무료 제공, 사내 도서관 운영, 고급 사무가구 배치, 서울에서 통근하는 직원을 위한 통근버스 운영 등 직원 복지에도 신경 쓰고 있다”며 “쿠팡에 입점하면서 회사 규모가 커진 덕분에 이런 사옥도 완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폰트리 사옥 내부 사무실 모습

“해외에서만 100억대 매출 내는 것이 꿈”

폰트리는 국내에서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해외에서도 새로운 성공신화를 쓰기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창업 초기부터 해외 시장을 공략해 성과도 냈습니다. 현재 40여 국에 휴대폰, 태블릿, 노트북 보호필름 등을 수출 중입니다. 하지만 중국 업체들이 낮은 가격으로 밀어붙이는 전략을 쓰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입니다.

이에 해외 시장에서는 손목시계 보호필름 시장을 중점적으로 공략하고 있습니다. 손목시계 보호필름이 아직 생소한 제품이기 때문에 블루오션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해외에서 열리는 시계 박람회에 손목시계 보호필름 제품을 소개하면 외국인 바이어들이 큰 관심을 보인다는 것이 그의 설명입니다. 폰트리는 손목시계 보호필름을 더욱 쉽게 부착할 수 있는 생산 방식에 대한 특허까지 보유하고 있습니다.

“우선 미국 시장에서 판매량을 확대하고 이를 발판삼아 여러 국가에서 판매량을 확장하는 것이 폰트리의 당면 목표입니다. 현지에도 국내와 같은 판매 인프라를 구축해보고 싶어요. 자리를 잘 잡는다면 해외 시장에서만 연 매출 100억~200억 원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힐링쉴드를 전 세계인이 사용하는 보호필름으로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SHARE